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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문 미 ‘중국 견제’ 카드에 실리챙기는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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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위싱턴호’ 다낭 도착…두나라 밀월 과시
우라늄농축도 허용…“베, 중국봉쇄 지지 안할것”

 

아태지역에서 중국의 패권 확대를 견제하려는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동남아의 새 강국으로 떠오르는 베트남 끌어들이기에 혈안이다. 반면 베트남은 미-중 갈등 속에 실리를 챙기는 행보를 펼치고 있다.

 

미국 군사력의 상징이자 중국이 한-미 합동훈련 참여에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던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9만7000t급)가 8일 베트남 다낭 연안에 도착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베트남전 당시 미군 최대 군항이었던 다낭은 최근 중국과의 남중국해 분쟁에서 베트남이 기점으로 삼고 있는 곳이다. 양국은 수교 15돌을 기념하는 차원이라 설명하지만, 최근 밀월관계의 상징이란 지적이 나온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달 하노이 아세안지역포럼(ARF)에서 “안보·경제·환경 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과 베트남 관계를 다음 단계로 격상시킬 준비가 돼 있다”며 베트남을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다. 미국은 또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문제에서 노골적으로 베트남 편을 들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진행중인 양국 원자력협정 협상에서 베트남에 ‘예외적으로’ 우라늄 농축 허용을 인정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에이피> 통신은 7일 협상에 정통한 미 의회 보좌관들을 인용해 “베트남이 농축 포기 약속에 동의하도록 설득할 수 없을 것으로 결론을 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세계 비핵화 노력에 반하는 ‘이중 기준’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미국은 지난해 말 아랍에미리트와 핵협력협정을 맺으며 농축 포기를 명기하도록 한 이후, 요르단과 사우디 등에 동일한 협정을 요구하고 있고, 한국에도 폐연료봉 재처리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베트남에 예외를 인정할 경우 미국은 자기모순에 빠지는 셈이다. 논란이 일자 베트남은 “우라늄 농축 계획은 없다”면서도 농축 포기를 명기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미-베트남 핵협상은 베트남이 앞으로 20년간 원자력발전소 14기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급진전했다. 양국은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1년 원자력협력에 관한 1차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올해 초 베트남이 80억달러 규모의 원전 건설사업을 러시아의 로사톰과 체결하고 중국 광둥전력그룹과도 핵협력협정을 맺어 미국 쪽의 애를 태웠다. 양국은 올해 안에 최종적으로 협정을 체결해 제너럴일렉트릭 등 미국 원전기업들의 베트남 사업 길을 열어준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은 핵협력에선 미국의 애를 태우고, 남중국해 문제에선 미국을 끌어들여 중국에 맞서는 등 ‘이이제이’를 쓰며 실리를 챙기고 있다. 베트남을 내세워 아시아에 대중국 포위망을 만드려는 미국의 의도와 관련해, 오스트레일리아 사관학교의 베트남 전문가 칼 세이어는 “베트남이 중국 봉쇄를 지지하지 않는 대신, 다른 아세안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주요 강국이 서로 상쇄하는 방식을 선호할 것”이라며 베트남이 미국 뜻대로 순순히 움직이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겨레신문 : 2010-08-08 오후 08: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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