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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유통업체 ‘베트남의 취향’ 섬세히 파고든다

비나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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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주차장·셔틀버스 운행·마트 고급화…

전면개방된 유통 진출 가속


급성장 중산·고소득층 겨냥

 

20100530200010596.jpeg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있는 한 프랑스계 대형 슈퍼마켓엔 피자헛이 입점해 있다. 외국계 회사들과 값비싼 서구식 아파트들이 주변에 즐비한데다 식료품 중심의 슈퍼마켓이라 손님도 많다. 피자헛도 상당히 장사가 잘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파리만 날리고 고전을 거듭해야 했다. 왜 그랬을까? 올해 하노이에 미스터 피자 1호점을 낸 예태우 사장은 재미있는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주변 고급 주택에 사는 이들은 집안 살림을 하는 '메이드'를 고용하고 사는 계층"이라며 "슈퍼마켓에 장 보러 오는 사람들은 죄다 메이드들인데 이들이 값비싼 피자집에서 외식을 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는 데 얼마나 세심한 전략이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일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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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시장을 겨냥한 세계 각국 유통업체와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소비자층이 빠르게 두터워지면서 소비규모도 커지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지난 2008년 초 외국자본의 지분을 50% 미만으로 제한하던 조처를 없앤 데 이어, 지난해부턴 100% 외국자본의 유통기업 설립을 허용했고 올해에는 모든 도소매 유통을 외국 자본에 전면 개방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도 베트남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베트남은 8600만명의 인구 대국에 10대가 모든 연령층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젊은 인구 구조, 늘어나는 외국인 직접 투자 등으로 신흥 소비시장 가운데서도 주목받는 곳이다.

실제 베트남 중산층의 성장은 두드러진다. 호치민, 하노이 등 대도시 기준으로 가구당 월소득 250~500달러 수준은 중산층, 그 이상은 고소득층으로 분류된다. 이들 지역에서 1999년 중산층과 고소득층의 비중은 각각 31%와 7%였던 반면에 2006년에는 55%와 21%로 성장한 상태다.

호치민 롯데마트 1호점에서 만난 윈 덴 찌우(37)는 1주일에 두세 차례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온다고 했다. 4~5살 연년생 남매를 둔 가정주부인 그는 장을 보러 나오면 100만~300만 베트남 동(VND·약 7만~21만원)을 쓴다. 그의 남편은 외국계 회사에 다니며 월 4000달러가량을 버는 신흥 고소득층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8년 말 호치민에 진출해 가구당 월수입이 600달러 이상인 신흥 고소득층을 겨냥하고 있다. 구매력 있는 계층과 없는 계층이 극명하게 갈리는 성장 과도기의 베트남에서 고급화된 쇼핑 환경과 서비스로 구매력 있는 계층을 세심하게 포획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롯데마트와 같은 대형마트 주변에는 '오토바이의 바다'라고 할만한 대형 오토바이 주차장이 펼쳐져 있고 오토바이 무료 세차권 등의 판촉 행사도 종종 펼쳐진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두 발로 걷기 시작하면 오토바이를 탄다는 현지 문화에 맞춤하려는 노력인 셈이다. 롯데마트 이영노 영업총괄팀장은 "제도적으로는 유통산업이 개방됐으나 아직 각종 인허가 환경에서 실질적 장애물이 많은 상황"이라며 "장학사업, 태풍 복구 지원 등 지역 사회 공헌 등을 통해 베트남 중앙 정부는 물론 지역 정부와 호혜적 관계를 맺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치민·하노이/글 사진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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