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호치민' or '호찌민' 알고 계시나요?
'"그것은 코끼리와 호랑이의 싸움이 될 것입니다.…인도차이나의 전쟁이 될 것입니다." 베트남 혁명가 호찌민이 1941년 9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주말, 윌리엄 듀이커의 <호치민 평전>을 읽으며 게릴라전을 생각했다.'
어느 신문 칼럼에 나온 내용이다. 한데, 같은 사람을 두고 '호찌민'과 '호치민'으로 엇갈리는 표기가 거슬린다. '호찌민'을 다룬 책을 내면서 외래어 표기법에 맞지 않게 '호치민'이라 쓰는 바람에 이렇게 된 것이다. 책을 내면서 표기법을 어긴다? 출판사의 생각이든, 번역자의 고집이든 간에 잘못된 일이다. 외래어 표기법은, 지키면 좋고 안 지켜도 되는 그런 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법은, 한국어를 쓰는 사람끼리 한 약속이다. 혹시라도 이 책 때문에 외래어 표기를 다룬 수능 문제를 풀면서 '호치민'이 옳다고 선택하는 수험생이 나온다면 어쩔 것인가.
하지만, 그럼에도 실제 말글살이에서는 외래어 표기법을 어기는 데 대해 별로 거리낌이 없는 듯하다. 그 때문에 '부관훼리로 페리 개념을 도입했으며…' 따위 신문 기사가 예사로 나온다. '호치민'이나 '부관훼리' 모두 틀린 표기이지만 고유명사이기 때문에 신문에서는 어쩔 수 없이 저렇게 쓰는 것이다.(그나마, 틀린 외래어 표기에 작은따옴표라도 쳐져 있으면 그게 신문의 안간힘, 혹은 자존심이라는 걸 알아채시라.)
신세계사이먼 기장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 29일 개장'(어느 신문 제목)
외래어 표기법을 어기는 '불법'을 저지르는 데는 이렇게 기업들도 한몫한다. 김해와 기장에 자리 잡은 두 '프리미엄 아웃렛'이 공교롭게도 모두 '아울렛'이라는 잘못된 표기로 시민들을 헷갈리게 하는 것.
하지만 프리미엄이며 명품을 내세우려면 외래어 표기법 정도는 지켜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디 꼭 비싸야만 명품이겠는가.
부산일보 : 2013-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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