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베트남 소고] 삼성전자 베트남의 변화와 “준비되지 않은 자들의 미래”
최근 베트남을 향한 시선들이 날로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현지에서 살고있는 사람으로써 알 수 없는 무게감과 의무감에 정말 잘~ 되도록 작은 씨앗을 날려보려고합니다.
[ 사진 출처 : DKN.tv ]
신문에서는 베트남에 오기만하면 제조원가도 낮추고, 노동력도 풍부하고, 베트남 정부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우호적이기 때문에 금방 경영실적이 개선되어 탈 한국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연일 대서특필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기획 연재까지 구성해서 베트남을 포장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하지만,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은 실제 그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우선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한국의 대기업 삼성전자에 대해서 살펴보면, 그 어려운 상황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어..., 현재 삼성전자의 잘 되고 있는 상황은 과감히 제쳐놓고, 그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열거해 보고자합니다. 물론, 이 부분은 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담았습니다.
우선, 최근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에서는 간이 자동화와 같은 시스템들이 많이 추가되고 있는 상황으로 알고있습니다. 그 이유로는 사람들이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실수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 동안 사람의 눈과 손으로 행하던 작업 중 일부을 자동 검사 공정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지에서 베트남 사람들과 생산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항상 10% 부족한 작업성 때문에 결국 자동 검사 공정을 설치하는 것이라고 보시면됩니다. 대기업 삼성전자에 근무하는 우수한 베트남 인력들도 이런 상황인데..., 나머지 업체들은 어떨가요?
또한, 일부 정보에 의하면 최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중저가 기종에 대한 ODM(개발/구매/생산) 생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는 상태지만 내부에서 이미 ODM에 대한 검토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그 충격파는 너무나 큰 것입니다.
삼성전자가 중국계 업체로부터 ODM 생산을 검토하는 가장 주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개발 실력이나 디자인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베트남 현지에서 생산해도 더 이상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것이겠죠? 이제는 삼성전자의 이름으로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그 동안 삼성전자가 10여년이 넘도록 베트남에서 빼먹을 수 있는 노동력 절감 효과는 이미 누렸다고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베트남 정부도 이미 삼성전자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 알았다는 것이겠죠? 그러나까 매년 최저임금율을 대폭 인상해 현지인들의 급여는 계속 올라가는 것이겠지요.
또한, 베트남 정부는 삼성전자에 다양한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가 들어와 생산을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베트남 부품 업체들이 생겨나고 부품 제조 기술을 습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베트남 정부는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상황들이 전개되지 않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지한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국의 기업들에 의한 자국 제조 모델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한 예로 최근 공룡처럼 커져가고 있는 빈그룹을 살펴보면 될 것 같습니다. 빈그룹은 자동차에서부터 스마트폰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사업군을 벌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빈그룹이 전개하는 사업분야에는 한국인 관리자와 엔지니어들도 포진되어 있고, 삼성전자에서 근무했던 베트남 현지인들도 대거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삼성전자의 예로써 살펴본다면, 우리가 베트남의 특장점으로 꼽고있는 풍부하고 저렴한 노동력과 베트남 정부의 친기업적인 성향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 어느정도 확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세계 어느나라에서 자국의 기업보다 외국계 기업들을 선호하고 키워주겠습니까? 단지, 고용 창출 효과와 세수 확대 그리고 수출액 증대 등의 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에 함께하는 것이라고 보시면됩니다. 만약, 그들이 그러한 효과를 더 이상 줄 수 없다면 그냥 골칫거리가 되겠지요?
최근 한국에서 취업이 어려운 청년들이 베트남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신문기사를 자주 접하게됩니다. 실제 현지에서 제대로 갖추어진 일자리를 찾는것도 어려운 상황으로 알고있는데..., 신문에서는 연일 잘된 사례들만 소개하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입니다. 물론, 남들이 관심갖지 않았던 초창기에 자신의 선택으로 베트남으로 향한 청년들은 일부 성공한 사례도 있습니다만..., 현지에서의 취업과 생활은 생각보다 어렵다고 보시면 됩니다.
또한, 현지에서 작은 사업이라도 하시겠다는 마음으로 우선 베트남에 나오신 분들이 최근 더 많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은 최근 계속 베트남 현지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는 요식업소 숫자만 보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운영하고 있는 요식업소의 약 90% 이상은 가게 임대료 조차도 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무엇보다 이들 요식업소들이 우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현지에 있는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영업하기 때문에 하나의 파이를 놓고 수백개의 상점들이 나눠야 하는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베트남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사업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반문도 있겠습니다. 물론 가능한 일이겠지만, 전체적인 매출 규모와 소비 지출 패턴이 한국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소소하다는 것입니다. 식음료 단가는 한국 음식점의 약 50% 이하 수준에 책정되어야 그나마 판매된다고 보시면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낮은 객단가로는 매번 소비자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는 진풍경을 연출해야 어느정도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하려면,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베트남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가격과 품질 그리고 서비스가 추가되어야 합니다. 과연 베트남 현지 업체들의 가격으로 품질과 서비스를 맞출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베트남 현지에서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을 만들어 내면서 대기업들의 활약은 커져가고 있지만, 우리가 알고있는 이런 대기업들은 이미 다음 수순으로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베트남 드림"에 대한 환상으로 아무런 준비도 없이 뛰어든다면..., 그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이미 포화상태"라는 말을 많이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베트남으로 향하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삼성전자의 현지 생산 물량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현지에 진출한 업체들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을 때에는 이미 늦었다고 보시면됩니다.
베트남 현지에서 베트남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이제부터라도 준비해야 할 때라고 보입니다. 무조건 나와보면 뭔가 생기겠지? 하는 과감한 도전 정신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런 도전 정신은 누구도 베트남에 관심을 주지 않았던 10여년 전의 베트남을 향하던 정신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하노이안 : 2019-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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