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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문 베트남 “현지서 3년 공부, 3년 적응 후 투자”

Vina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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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이후 베트남 사람 수없이 만나“자존심 많은 국가, 우습게 보면 큰 코”

골든브릿지가 베트남에 들어가기 시작한 것은 3년반전인 2004년. 이상준 골든브릿지 회장은 “3년간 현지에 가서 부딪치자”는 생각으로 무작정 하노이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 회장은 상대를 알아야 장사도 해 먹을 수 있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

◆한국인을 만나지 마라 = 이 회장과 ‘현지 개척자’로 선발된 직원들은 한국에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베트남에서 보냈다. 직원들은 가족을 데리고 올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한인들을 마음껏 만날 수도 없었다.

이 회장은 “베트남에 가면 정말 외롭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국사람들만 만나면 현지에 대해 배울 수 없다”며  “10명의 접촉보고서 중 1명이상 한인이 포함돼 있으면 당장 보따리 싸 들고 한국으로 돌아가게 했다”고 말했다. 베트남 사람이 아니면 외국계 금융사 직원을 만나야 뭐든 배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것.

또 이 회장은 시간이 있을 때마다 베트남사람을 만나고 베트남 곳곳을 여행했다. 말이 좋아 여행이지, 더운 날씨에 적은 비용으로 탐사활동을 한다는 것은 여간 고생스러운 게 아니었다. 그는 “저나 우리 직원들은 베트남 사람들보다 베트남에 대해 더 잘 알게 됐다”며 “특히 우리는 빨리 베트남을 알기 위해 국내에 나와 있는 베트남 관련 책들을 모두 섭렵했다”고 소개했다.

◆베트남 사람의 마음을 사라 = 골든브릿지는 베트남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전략을 세웠다. 이 회장은 왕족씨인 화산 이씨라는 점을 최대한 활용했다. 지난해 1월에 베트남 Phan Van Khai 총리와 면담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총리는 “베트남 Ly왕조의 후손인 이상준 회장이 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동반자 관계 발전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기 위한 중요한 연결다리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베트남 사람들은 화산 이씨라고 해서 특혜를 주지 않았고 특혜를 요구하지도 않았다”며 “다만 현지 사람들과 언론이 관심을 보여 홍보하는 데는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골든브릿지그룹은 2004년부터 베트남을 제 2본사로 하는 현지화 전략을 세우고 현지 대학생과 대학원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하노이 국립대학교 등 현지 우수대학 졸업생들에게 국내 대학에 개설된 MBA 코스와 골든브릿지 그룹내 인턴십 과정을 제공했다. 현재까지 10여명이 이같은 혜택을 받았다. 이 회장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본에 충실하자는 취지에서 베트남 장학생을 수년째 꾸준히 지원하고 있고 이들은 장기적으로 가장 든든한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골든브릿지는 또 외화를 벌기 위해 한국에서 고위험 저임금으로 일하는 베트남 산업 연수생들도 지원하고 있다. 2006년엔 수십명이 사망한 베트남 중부지방 수해 복구를 위해 한국 업체로서는 드물게 5000달러를 쾌척했다.

지난 12일 출범한 ‘한-베 재단’은 골든브릿지의 ‘베트남 사랑’을 보여준 실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골든브릿지는 우리나라에 시집온 베트남 여성과 2세의 한국 적응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 지원을 포함해 베트남에서의 장학사업 등 글로벌 사회공헌사업을 총괄하기 위해 한-베재단(이사장 백낙환 전베트남대사)을 만들었다. 이 회장은 설립자금과 함께 운영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오너가 발벗고 나서라 = 이 회장은 해외진출은 무엇보다도 오너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진출을 쉽게 생각하고 올인을 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가 없다”며 “오너가 직접 나서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오너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금융사들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국내 부문은 정의동 브릿지증권 회장 등에 일임하고 해외영업에만 전념해왔다. “우리처럼 작은 금융그룹이 살기 위해서는 네트워크나 이름값을 능가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3년간의 현지적응 시작 = 골든브릿지는 올초부터 3년간의 현지적응기간에 들어갔다. 골든브릿지 계열사인 브릿지증권은 지난달 30일 베트남 하이퐁증권과 전략적 투자 및 경영참가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말부터 반년 동안 무려 60차례가 넘는 마라톤 협상의 결과였다. 브릿지증권 등 골든브릿지 컨소시엄은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24.8%를 인수하고, 최대주주로 경영에 직접 참여할 예정이다.

한국과 베트남 간에 실시간 온라인 주식매매, 양국기업의 증권거래소 교차상장, 다양한 다국적 기업금융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하이퐁증권은 베트남에서 영업중인 55개 현지 증권사들 가운데 호치민과 하노이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3대 증권사 중 하나로 외국자본의 전략적 투자와 경영참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골든브릿지는 호치민과 하노이에 이어 하이퐁까지 현지 거점을 빠르게 확장했다.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은 이달 초엔 호치민사무소 인가도 받았다. 또 베트남 현지 자산운용사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김상기 브릿지증권 호치민사무소장은 “이미 한국과 베트남의 금융자본 및 산업자본간의 부동산개발과 인프라투자, 국영기업 민영화 및 양국 증권시장 상장, 기업구조조정과 부실채권정리 등에 주력해왔다”며 “이미 다수 기업들과 투자와 자문이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내일신문] 2007-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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