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아기와 베트남 간 20대女 인터넷서 졸지에…

공개변론 사상 첫 TV 생중계

대법서 `아동탈취` 80분 설전…인터넷서도 실시간 시청

법원 사상 최초로 재판 변론과정이 방송과 인터넷으로 생중계됐다.

대법원은 21일 오후 2시 서초구 대법원청사에서 국외이송약취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여성 A씨(26)에 대한 재판의 공개 변론을 열고 이 과정을 방송과 인터넷으로 생중계했다.

한국인과 결혼한 A씨는 가정불화를 겪던 중 남편 동의 없이 생후 13개월 된 자녀를 데리고 베트남으로 출국해 친정에 아이를 맡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의 쟁점은 부모 중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어린 자녀를 데리고 외국으로 출국한 행위를 미성년자약취죄 또는 국외이송약취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로 1ㆍ2심 재판부는 모두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재판에서 이건리 대검찰청 검사는 "어렵게 국제결혼을 통해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던 중 갑작스럽게 자녀를 뺏긴 아버지는 어떻게 하느냐"며 "미성년 자녀를 약취하는 것은 범죄 행위"라고 말했다.

A씨 변호를 맡은 김용직 국선변호인은 "A씨는 부부갈등이 심화된 상태에서 자녀를 맡아줄 사람이 있는 친정으로 아이를 데려간 것뿐으로 자녀의 안전이 침해된 바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검찰 측 참고인으로 나선 곽민희 숙명여대 법대 교수는 "국제결혼과 이혼이 증가함에 따라 부모 중 한쪽이 자녀를 불법으로 국외 이송하는 아동탈취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일단 국외로 탈취된 아동의 소재를 찾기가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해 국외 아동탈취 직후 신속한 형사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변호인 측 참고인으로 나선 오영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사건을 유죄로 판결한다면 이는 모성애를 무시하고 건전한 상식과 법감정에 반하는 것"이라며 "외국에서 현지인과 결혼해 일방적으로 자녀를 한국에 데려온 한국 여성들에게 매우 불리한 결과를 야기할 수 있으며, 국내에서 부부싸움 후 어머니가 아이를 친정으로 데려간 상황에서도 여러 가지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1시간20분 동안 재판 전 과정이 대법원 홈페이지와 KTV, 포털사이트 네이버 등에서 실시간으로 생중계돼 많은 시민이 재판을 방청할 수 있었다. 포털사이트를 통해 재판을 방청했다는 주부 김 모씨(35)는 "자녀를 키우는 입장에서 관심이 가는 사건"이라며 "직접 법원에 가지 않고도 재판을 볼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mk뉴스 : 2013-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