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삼성 프리미엄 청소기, 국내산은 ‘없다’…광주사업장 찬밥신세

삼성전자 프리미엄 진공청소기가 모두 해외법인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가 판매하고 있는 프리미엄 진공청소기는 크게 3종으로 ‘모션싱크’, ‘인버터 모션싱크’, 그리고 ‘L9000’이다.

 

모션싱크 시리즈는 처음부터 국내가 아닌 해외법인을 통해 공급됐다. 국내뿐 아니라 유럽 생활가전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제품인 만큼 생산량, 원가절감, 지역별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인버터 모터를 장착한 신모델도 내놨다. 삼성전기에서 개발해 공급한 400W 인버터 모터를 통해 전력소비량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다소 애매한 위치에 있는 제품이 L9000이다. 모션싱크가 등장하기 전까지 삼성전자 프리미엄 진공청소기의 간판모델이었으나 올해 중반부터 가격이나 성능, 브랜드, 마케팅 등에서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그 동안 국내 광주사업장에서 생산되던 L9000 진공청소기를 베트남 해외법인으로 이관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 내부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근 L9000 생산이 베트남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며 “조만간 시장에 공급될 제품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펠 T9000’(냉장고), ‘지펠 아삭 M9000’(김치냉장고), ‘스마트 에어컨 Q9000’(에어컨), ‘버블샷 W9000’(드럼세탁기) 등 다른 생활가전과 마찬가지로 ‘9000’ 숫자가 붙은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L9000은 작년부터 삼성전자 생활가전 프리미엄화 전략의 결과물이다.

 

주요 특징으로는 ▲멀티 사이클론 먼지통을 통해 흡입된 먼지와 공기를 ‘큰 먼지방’과 6개 ‘미세 먼지방’에서 두 번 걸러 내 미세먼지를 99.7%까지 잡아내고 ▲헤파필터와 제균 기능의 은나노, 활성탄, 항균을 더한 제올라이트 등 4중 필터를 장착해 냄새, 진드기, 곰팡이, 꽃가루 제거 기능 등이 꼽힌다.

 

L9000이 베트남 해외법인에서 만들어지면 광주사업장은 극히 일부 모델만 공급하게 된다. 저가 제품은 이미 오래전부터 베트남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중장기적으로 진공청소기 라인 자체가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올해 초에는 진공청소기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사가 부도처리되는 등 몇몇 징조도 없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L9000 생산을 베트남 해외법인으로 옮긴 이유는 모션싱크와의 시너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9000 시리즈로 일컬어지는 프리미엄 생활가전 브랜드 마케팅이 진공청소기에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봐야한다.

 

현재 L9000은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와 멕시코 등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같은 아프리카 신흥시장에서도 조금씩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모션싱크의 경우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 유럽에서 같은 작업을 진행중이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L9000=북미’, ‘모션싱크=유럽’의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한편 L9000 생산이 베트남에서 이뤄짐에 따라 광주사업장은 버블샷3 W9000에 이어 또 다시 프리미엄 생활가전 라인업을 해외법인에 넘겨주게 됐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물류비나 현지 판매를 위해 공장이전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 2013-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