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푸른 아오자이 입은 ‘롯데센터 하노이’ 24시간 풀근무체제…267m 우뚝
베트남 하노이 구 도심을 지나 바딩구의 리우 자이와 다오 떤 지역 사이에 들어서자 육중한 초고층 건물이 시야에 잡힌다.
롯데건설이 짓고 있는 ‘롯데센터 하노이’다. 이 빌딩은 지하 5층~ 지상 65층이며 높이는 267m에 달한다. 하노이에서는 두 번째로 높은 건물이다. 연면적은 25만㎡로 서울 여의도 63빌딩의 약 1.5배에 달해 주변을 앞도한다
주변에는 대우호텔과 한국대사관이 있어 한인타운이 조성돼 있다. 롯데센터 하노이가 완공되면 백화점·호텔·사무용시설·전망대·마트 등이 들어서 베트남 내 한류의 중심지로 부각될 전망이다. 베트남 정부의 관심도 각별하다. 지난 7월 열린 롯데센터 하노이 상량식에 응웬 티 도안 베트남 국가 부주석이 참석해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하노이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일깨워 줄 수 있도록 마무리 공사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축사를 하기도 했다.
현재 공정률은 63%. 롯데건설은 2010년 5월 착공 이후 24시간 근무 체계를 가동 중이다. 빌딩의 외벽은 모습을 갖췄고 인테리어와 마감공사를 마치면 내년 6월말 준공된다. 지상 8층부터 31층까지는 오피스가 들어선다. 33층부터 64층까지는 특급호텔과 서비스레지던스가 입주할 예정하고 꼭대기인 65층에는 전망대가 조성된다.
롯데센터 하노이를 겉에서 보면 빌딩 하나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상층부의 경우 2개의 빌딩을 구름다리 형태로 연결했고 건물 외벽 전체를 푸른색 커튼월로 마감했다. 베트남 여성의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를 형상화한 디자인이다.
롯데센터 하노이는 외관의 특성과 위용도 회자되고 있지만, 특별히 눈길을 끄는 건 지하에 숨어 있다. 하노이는 한자어로 하내(河內), 즉 강 안쪽의 도시를 뜻한다. 바닥을 조금만 파면 물이 많이 나오고 연약지반이라 난공사로 이어지기 일쑤인데, 롯데건설은 이곳을 지하 5층까지 뚫었다. 하노이 빌딩 중에서 지하 5층을 만든 건 롯데센터 하노이가 처음이다.
롯데건설은 지반을 다지기 위해 부지 전체에 최대 직경이 2m에 달하는 파일을 지하 40~75m 깊이에 445개를 심었다. 이를 통해 연약지반임에도 11000톤 달하는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롯데센터 하노이는 53시간 연속 지하 매트 타설공사를 실시해 화제가 됐다. 레미콘차량 2900대에 달하는 총 1만8700㎥의 콘크리트를 깊이 5.7m 규모에 타설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를 위해 롯데건설은 본사에서 고도의 기술력을 갖춘 10여명의 연구진을 현장에 파견, 타설 공사 1주일 전부터 현지 시멘트 공장에서 배합부터 타설 기법까지 수차례 테스트를 진행한 후 작업을 성공시켰다.
롯데건설은 롯데센터 하노이 65층 전망대에도 특별한 설계를 도입했다. 빌딩의 동서 방향으로 폭 6m짜리 난간을 2군데씩 외부로 3m 돌출된 ‘스카이워크’를 만들었다. 바닥은 유리벽을 사용, 그 위에 서면 마치 지상으로부터 260m 위 하늘을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안전관리에도 남다른 신경을 썼다. 롯데건설은 한국에서 5명의 안전관리자를 베트남으로 데려왔다. 베트남 현지에서는 안전 전문인력을 배치해야 된다는 규정이 없음에도 안전에 중요도를 생각한 조치다. 정형철 현장 소장은 “베트남인들은 공사 안전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안전모를 쓰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며 “이 현장처럼 안전의식을 갖추고 진행하는 곳은 드물 정도”라고 설명했다.
롯데센터 하노이 건설현장에는 손혈관 인식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지하철 개표구처럼 생긴 공사 현장 주 출입문에는 손의 혈관을 인식해 진출입하도록 했다. 하루 2400명에 달하는 수많은 인력들이 현장에 투입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현장을 관리하기 위한 차원으로 마련한 것이다. 신춘섭 현장 팀장은 “베트남 사람들은 지문이 희미해 인식이 잘 안되는 경향이 있어 사람마다 다른 혈관을 인식하는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전했다.
정형철 소장은 “단순히 건축만 하는 게 아니라 안전과 환경, 품질을 높이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고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며 “롯데센터 하노이는 롯데그룹의 현지시장을 진출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센터 하노이에는 5~6성급 ‘호텔롯데 하노이’와 ‘더 레지던스’, 오피스, 백화점, 롯데마트가 들어온다. 정 소장은 “베트남의 국민소득을 감안하면 고급 백화점보다 할인매장이 더 경쟁력이 있다”며 “집객 효과를 얻을 수 잇는 영화관이나 마트가 입주해 빌딩에서 모든 생활을 누릴 수 있는 복합개발 방식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뉴스1 : 2013-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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