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베트남 남부③ 호찌민, 시간이 교차하는 거리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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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찌민 인민위원회 청사
베트남의 경제 중심지인 호찌민은 넓다. 면적이 서울의 3배에 달한다.
하지만 여느 대도시처럼 볼거리는 심장부인 1구에 몰려 있다. 이곳은 고풍스러운 건물과 고층빌딩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가장 재미있는 장소이자 수백 년의 세월이 응축돼 있는 역사적인 지역이다.
수도 하노이와 호찌민은 1천700㎞에 이르는 거리만큼이나 분위기가 다르다. 하노이의 명소로 꼽히는 호안끼엠 호수나 공자를 모신 문묘(文廟)에서는 중국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진다.
베트남은 온전한 국가로 자립하기 위해 중국에 대항했지만, 문화적인 면에서는 대국의 그늘 아래서 벗어나지 못했다.
베트남 호찌민의 노트르담 성당
반면 호찌민에서 눈에 띄는 건물은 모두 서양식이다. 19세기 중반부터 세력 확장에 야욕을 드러낸 프랑스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베트남을 보호령으로 삼았다. 그리고 자신들의 우월한 힘을 과시하듯, 호찌민 시내에 흔적을 남겼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인민위원회 청사이다. 식민 시대에 시청으로 사용됐던 3층 건물로 아치와 주홍빛 지붕이 인상적이다. 청사 바로 앞에는 베트남의 국부인 호찌민이 앉아 있는 동상이 있고, 주변에는 호텔과 명품 상점이 들어서 있다.
호찌민의 주된 명소는 인민위원회 청사를 기점으로 도보 20분 이내에 퍼져 있다. 청사에서 조금만 걸으면 호찌민의 번화가인 레러이(Le Loi), 동코이(Dong Khoi) 거리와 연결된다.
베트남 호찌민의 중앙우체국
노트르담 성당과 건너편의 중앙우체국 역시 동코이 거리와 면해 있다. 첨탑 2개가 우뚝한 노트르담 성당은 1883년 준공됐다. 갈색 벽돌을 쌓아 올려 축조한 성당은 프랑스의 지배가 낳은 문화유산이다.
베트남에는 불교 신자가 많고 가톨릭 인구는 전체의 10% 내외에 불과하지만, 성당 내부에는 기도를 올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신도석 뒤에 놓인 목제 울타리를 경계로 성과 속의 영역이 나뉜다.
노트르담 성당과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중앙우체국도 흥미로운 건물이다. 기차역을 닮은 우체국은 휴대전화가 보급된 디지털 시대에 잔존한 아날로그적 공간이다.
베트남 호찌민의 중앙우체국
베트남 사람들은 물론 외국인 여행자들도 편지나 엽서를 보내고, 국제전화를 걸기 위해 들른다. 관내에는 커다란 호찌민 초상화가 걸려 있고, 기념품을 파는 상점이 모여 있다.
호찌민 근대 건축 기행은 행정 본부로 쓰였던 호찌민 시 박물관을 통과해 통일궁에서 마무리된다.
1868년 프랑스 총독의 영사관부터 남베트남 대통령의 관저까지 최고 권력자의 전유물이었던 통일궁은 베트남 전쟁의 종결을 알린 기념비적인 곳이다. 1990년부터 일반에 개방됐으며, 집무실과 가구를 엿볼 수 있다. 옥상에 오르면 넓은 정원이 펼쳐진다.
베트남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
연합뉴스 : 2013-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