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한국신문 베트남 ‘바다이야기’ 투자사기사건 전말

비나타임즈™
0 0

40% 수익금 투자사기... 피해자들 동원된 조폭에 피해까지

 

치아 관련 장비 특허를 출연한 기업이 있다. 하지만 특허를 받았다는 기쁨도 잠시. 더 나은 기술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했다. ‘자금’ 해결을 위해 이 기업 간부들은 투자를 ‘받기’보다 ‘하는 쪽’을 선택했다. 그것은 사행성 게임인 ‘바다이야기’를 베트남 현지에 위탁 운영을 맡긴 뒤 투자 수익금을 받는 것. 이들이 과거 논란이 됐던 바다이야기에 투자를 결정한 것은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는 김모(44세)씨 때문이었다. 기업의 한 간부가 지인의 소개로 만나게 된 김씨는 “베트남에서 바다이야기를 영업할 수 있게 정식 허가서를 발급해줄 수 있다. 상품권 예치금 2억 원만 은행에 예치하면 합법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으니 투자를 하라”고 말했다. 수익률도 좋다고 했다. 그는 정식 허가 발급에 자신을 보이면서 “베트남 정관계 인사는 물론 연예인 등의 인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맥을 통해 정식허가 발급이 가능하고, 홍보까지 가능하는 말이었다. 이 기업 간부들은 김씨의 말을 믿고 8억여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결국 사기였다.

치아 관련 기계의 특허출연 이후 기술 개발마무리를 위해 투자처를 찾고 있던 이모(46세)씨. 그는 지난 2013년 12월 지인으로부터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는 김모(44세)씨를 소개받는다. 김씨는 투자처를 찾던 이씨에게 “베트남에서 바다이야기 게임장을 운영하면 수익금의 40%를 책임지고 지급할 수 있다”면서 “상품권을 지급하는 바다이야기는 영업허가를 받으면 합법적으로 경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영업 하는데 필요한 기계심의 및 상품권 발행 인허가를 이미 받은 상태고 상품권 발행을 위해서는 2억원의 예치금이 필요하다”면서 “투자를 진행한 뒤 영업을 하지 못하면 원금을 반환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바다이야기’라는 말에 이씨는 일단 거부감이 들었다. 한때 국내에서 논란이 됐던 바다이야기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었다. 사행성 게임을 베트남 현지에서 외국인들이 운영할 수 있느냐는 의심도 들었다.
이에 김씨는 자신이 베트남 여성과 결혼한 사실을 밝히면서 부인이 호치민 현지에 있는 대학교운영 및 재무부 장관과 문화부 차관의 일가친척이라고 덧붙였다. 인맥을 통해 ‘사업 인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요지였다.


‘의심을 거둘 수 없었던’ 이씨가 그를 결정적으로 믿게 된 계기는 다음해인 2014년 1월 국내에서 열린 대형 모델대회였다. 당시 김씨는 자신의 인맥을 입증하듯 베트남의 대표 모델 20명을 대동해 대회에 참여했다.
대회 이후 김씨에게 믿음이 생긴 이씨와 그의 회사 간부들은 결국 ‘투자를 결정’한다. 이씨는 투자금 명목으로 (베트남) 문화부 정식 인허가비 3억 5000만 원, 상품권 은행 예치금 2억 원, 오락기계 114대와 인테리어 1억 원 등 총 ‘8억 7000만 원’을 보냈다. 이씨는 투자금 일부를 은행 계좌로 송금하거나 나머지는 현금을 직접 주는 방식으로 전달했다.


이씨 측이 자금을 대고 김씨가 ‘바다이야기’ 전자 게임사업 허가를 받는 것, 그리고 상품권 지급 및 환전 가능한 성인용 게임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었다.


이와 관련해 이씨는 “김씨의 말을 믿고 이익금 40%가 배당될 것으로 믿었다. 여의치 않으면 안전하게 현금을 반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단순한 전자오락실을 운영할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 투자수익금을 받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특허개발 마무리 위해 자금 필요했던 중소기업, 사기 피해에 울상
“베트남 정관계 인사 잘 안다”면서 “투자하라” 꼬득여
피해자들 다수, 김씨 ‘조폭 연계설’에 두려워 신고 꺼려


사기행각 드러나자, 조폭동원까지


그렇게 지난 2014년 7월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성대하게 바다이야기 게임장은 오픈했다. 이후 이씨는 대리점과 기계판매 투자까지 확대할 생각을 가졌다. 하지만 문제점들은 투자확대 과정에서 밝혀졌다.


대리점 상담 당시 ‘바다이야기’에 관심이 있던 사람들은 이씨에게 ‘인허가증’을 요구했다. 40%의 수익금에 관심이 생겼지만 다른 사람들 역시 이씨처럼 바다이야기에 대한 불안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이씨는 베트남에 있던 김씨에게 ‘인허가증’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김씨는 “나를 믿어라”, “확실하게 진행되고 있다” 등의 말만 늘어놓을 뿐 ‘인허가증’을 보내지 않았다. 의심이 들었던 이씨가 이를 재차 요구하자 그는 오히려 5억원을 재투자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이씨는 일단 진행된 사항에 대해 김씨에게 계약서를 요구 했고 5억원을 추가 투자한다는 조건으로 그동안 이루어진 일에 대한 내용이 담긴 계약서 등을 받아볼 수 있었다.


김씨의 태도에 불안을 느낀 이씨는 베트남의 현지 변호사를 통해 법적검토와 계약서 내용을 살피게 했다. 변호사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모두 불법”이라는 말이었다.


베트남 측 변호사에 따르면 김씨가 만든 서류는 모두 허위였으며 인허가증은 바다이야기 기기를 수입할 때 필요한 수입원장 서류였다 상품권 발행 명목으로 은행에 예치했다는 금액은 김씨가 부인의 명의로 1년만기 정기적금을 내는데 사용했다. 심지어 베트남에서는 상품권을 이용한 성인 게임장이 불법으로, 심의 자체가 없는 구조였다.


결국 김씨가 운영한 베트남의 바다이야기 게임장은 불법이었다.이씨는 “베트남에서 상품권 지급에 대한 허가가 없었기 때문에 베트남 내국인 손님을 받지 못했다. 한국인만을 상대로 영업을 한 것인데 이것은 불법이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김씨만을 믿고 있다가 허가없는 영업이라는 사실을 알고 바로 영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후 이씨는 베트남에 직접 가 바다이야기 게임장에 설치된 기기 114대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 영업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기를 처분해 투자금 손실을 막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김씨는 투자금 반환은커녕 베트남 조폭 30여명과 인부 30여명을 동원해 이씨가 보관하고 있던 기기 114대 마저 강제로 빼앗아 갔다.


결국 이씨는 지난 1월 인천강화경찰서에 사기 등의 혐의로 김씨를 고소한다. 이에 김씨는 “나는 베트남에서 나가지 않겠다”면서 “한국 국적을 포기하면 된다”고 큰 소리를 쳤다. 하지만 인터폴의 공조 덕분에 그는 지난 3월 강제 송환됐다. 그가 송환 된 뒤 이씨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더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김씨에게 또 다른 피해를 봤다는 A씨는 “김씨가 자신이 인허가증이 있고 바다이야기를 운영할 수 있다고 얘기해 돈까지 빌려가며 투자했지만 모두 사기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그가 베트남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신고도 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를 본 B씨는 “바다이야기 운영과 관련해 투자를 하라고 해서 돈을 끌어모았다”면서 “하지만 결국 사기였고, 이에 반환을 요구하자 ‘조폭’, ‘마피아’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협박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나는 베트남에서 감금-폭행을 당하기도 했다”면서 “지금 현재 이씨 측의 고소-수사 과정이 잘되길 바랄 뿐이다. 나는 무서워서 신고를 하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베트남의 한 교민은 “김씨에게 크게든 작게든 당한 피해자들이 상당수 있을 것이다”면서 “그가 베트남 마피아 등과 친하다는 이야기가 돌아 피해자들이 함부로 신고도 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그에게 전화, 문자 등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은 되지 않았다.


결국 이번 ‘베트남 바다이야기 사건’은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사기 여부를 비롯해 구체적인 피해 규모 및 추가 피해자 여부 등이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인 사건”이라면서 “‘사기’ 혐의가 입증되면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씨는 “회사의 경영을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가 지금 더욱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됐다”면서 “다른 피해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듣고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김씨의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말했다.



sagunin : 2015-05-20

 

공유스크랩

댓글 0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