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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문 [베트남이 뜬다] 포스트 차이나 자리 다진다

비나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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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있는 노이바이(Noi Bai) 국제공항. 이곳은 거대한 인종 전시장이다. 중국과 일본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에서 온 관광객들이 공항에서 대거 쏟아져 나온다.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 정장차림으로 공항에 도착한 외국 기업인들도 눈에 띈다. 이곳에서 도심으로 들어가는 길 곳곳에는 건설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곳이 많다. 부동산 경기가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않았지만 바닥을 쳤다는 인식에 한 동안 중단됐던 개발사업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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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구(舊)시가지와 신(新)시가지 중간쯤에 위치한 쇼핑몰 빈콤(Vincom) 로열시티. 주말인 지난 12일 낮 이곳은 연인, 친구, 가족 단위로 나들이 나온 인파로 북적였다. 총 23만㎡(약 6만9575평)의 넓은 공간에 백화점과 각종 브랜드숍과 레스토랑뿐 아니라 아이스링크, 워터파크, 키즈파크 등 위락시설까지 있는 명소다. 이곳에서 하노이 시민들은 주저 없이 지갑을 열고 있었다.
 

중국발(發) 쇼크에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신흥국이 맥을 못 추고 있지만 베트남은 다르다. 베트남 기획투자부는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6.4%를 제시했다. 지난해 성적표인 6%를 넘어선 것으로 당초 목표치 6.2%도 웃도는 수준이다. 베트남은 올해 상반기에만 6.28% 성장해 5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1∼8월 산업생산지수(IIP)는 작년 동기보다 9.9% 상승하고 소매·서비스 매출은 10.1% 급증하는 등 실물 경제 지표도 좋아졌다. 이 기간 베트남의 수출실적은 1063억 달러(약 125조원)로 9%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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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의존형 경제인데다 산유국인 베트남도 중국 경기둔화 타격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베트남에게도 중국은 최대 교역상대국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중국과의 교역규모는 319억달러에 달한다. 대중국 수출액은 재작년 4.5% 늘어난데 이어 작년에는 9.1% 증가세를 보였지만 올해 상반기 수출은 5.5% 늘어나는데 그쳤다.

베트남 역시 산유국이어서 국제유가 하락 여파를 피해 갈 수 없다. 올 들어 8개월간 원유 수출액이 작년동기대비 48% 감소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는 대외변수에 즉각 대응을 했다. 베트남은 일단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에 즉각 동화(貨)를 평가절하하고 환율변동폭을 확대해 수출경쟁력 지키기에 나섰다. 또한 수년간 정유화학산업을 육성해 유가 하락에 따른 원유수출 감소를 어느 정도 상쇄하도록 구조를 바꿔놨다. 경제성장을 위한 베트남 정부의 의지가 그만큼 강했다는 뜻이다.

체질개선 시발점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국영기업 조선공사(비나신그룹) 도산으로 금융권뿐 아니라 전체 경제가 흔들린 이후 베트남 정부는 국영기업과 은행권에 대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베트남이 뜬다]①포스트 차이나 자리 다진다]

외국인에 대한 개방정책도 꾸준히 시행해왔다. 작년 법인세를 25%에서 22%로 인하했고 올해에는 기업법, 투자법, 주택법 등을 완화해 외국인 투자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덕분에 외국인 투자자본이 꾸준히 몰려오고 있다.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 2011년 156억달러까지 줄었던 외국인직접투자(FDI) 총액은 2013년 223억5000만달러로 늘었고 작년에도 219억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작년 기준 베트남 총 수출액 가운데 외국투자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68%에 달할 정도다.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낮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번 하겠다면 몇 년이 걸려도 결국은 한다는 것이다.

신동민 신한베트남은행 베트남북부지역 본부장은 “베트남의 최대 장점은 정부 정책을 예측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중국은 갑작스럽게 결정을 내리는데 비해 베트남은 여러 과정을 거쳐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결정한 후 이를 반드시 실천한다”고 말했다.

국민성도 한몫한다. 동남아국가 특유의 낙천적이고 느긋한 성향이 있긴 하지만 비교적 부지런하고 책임감이 있다는 평가다. 외국인투자기업이 캄보디아 등 주변 임금이 더 싼 국가보다도 베트남을 선호하는 이유다. 때문에 베트남이 중국에 이어 글로벌 생산기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실제 노키아의 핸드폰 사업부를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는 베이징과 광둥성 둥관에서 운영하던 휴대전화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있다.

젊은 나라라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전체 9000만여명에 달하는 인구 중에서 15세부터 64까지의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올해 기준 70.8%에 달한다. 특히 생산과 소비를 주도할 15~24세 인구 비중이 20.1%로 인도(19%)나 중국(17.8%)을 웃돈다.

베트남에서 사업가로 성공한 고상구 K&K글로벌트레이딩 회장은 “경제지표 등 보이는 수치만으로 베트남을 평가하긴 어렵다”며 “국민성과 교육열, 정책 방향, 소비성향 등을 감안할 때 무궁무진한 기회를 가진 나라”라고 평가했다. XML


이데일리 : 2015-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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