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美·주변국 경고에도… 中, 거침없는 ‘남중국해 마이웨이’
인공섬 수비환초 등대 가동 이어 베트남 인근서 석유시추 재개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 인공섬에 건설한 등대를 가동한 데 이어 베트남 인근 해역에서 석유시추를 다시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항행의 자유’를 내걸고 중국이 만든 인공섬 12해리 내에 함정을 진입시키는 등 중국의 영유권 고착화 움직임에 거듭 경고하는 데 대해 ‘개의치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8일 AP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중국이 베트남 북부의 경계 미확정 수역에 석유시추 장치를 이동시킨 사실을 확인하고 즉각 철거를 강력히 요구했다. 베트남 외무부 레 하이 빈 대변인은 통킹 부근 해역에 중국 석유시추 장치가 있는 것을 지난 3일 관계 기관이 확인했다며 “양국이 경계획정을 협의하는 중에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행동을 삼가라”고 경고했다. 레 하이 빈 대변인은 중국이 지난 1월에도 같은 시추장치를 경계 미확정 수역에 이동시킨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베트남 외무부는 5일 수도 하노이에 있는 중국대사관에 항의문을 전달하는 한편 곧바로 철수시키라고 촉구했다.
문제의 시추장치는 ‘중국해양석유(中國海洋石油) 981’로 2014년 5월에도 중국이 남중국해 시사군도(西沙群島·파라셀 군도) 주변에 일방적으로 설치를 추진한 바 있다. 당시 베트남에서 이 시추장치 설치에 반발한 시위가 폭동으로 치달으면서 중국인이 살해당하는 등 대규모 충돌사태가 발생했다. 통킹만 해역은 석유와 가스 등이 대량으로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공동 자원개발 협상안 마련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앞서 중국 교통부는 지난해 10월부터 난사군도(南沙群島·스프래틀리 군도)의 인공섬 수비 환초에 공사를 시작한 등대 건설을 마치고 5일 완공식을 가졌다. 55m 높이의 이 등대는 주변 40㎞에 불빛이 미친다. 수비 환초는 중국이 실효지배하고 있지만 필리핀과 베트남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일방적인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에 맞서 지난해 10월 수비 환초의 12해리 안으로 이지스구축함 라센함을 진입시키면서 양측 간 긴장이 고조됐다. 중국은 그러나 인공 건조물 설치는 해양 안전을 위한 국제의무 준수라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항행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연안국뿐만 아니라 역외 국가에도 상업과 무역 면에서 유익하다”며 등대 건설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마크 토너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남중국해의 섬과 암초에 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이미 긴장이 고조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위험이 크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은 작년 10월 난사군도의 콰테론 암초와 존슨 산호초 등 2곳에도 등대를 설치했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실제 남중국해에서 인공섬 건설을 처음 시작한 것은 필리핀이며, 중국의 최근 움직임은 이에 대응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중국은 어느 관련국도 넘볼 수 없는 대규모 물자와 인력을 동원해 섬 매립작업과 인공물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중국은 시사군도에 지대공 미사일 ‘훙치-9’와 대함 미사일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져 남중국해 군사기지화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일보 : 201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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