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5월 베트남 가는 오바마… 中과 경협-안보 ‘구애 경쟁’
동남아시아의 핵심 시장으로 떠오른 베트남을 놓고 미국과 중국 간에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동남아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미국은 ‘아시아 재균형 정책’ 차원에서 베트남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베트남은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12개국 중 하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다음 달 말 베트남을 방문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은 미국 대통령으로는 2000년 빌 클린턴, 2006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로 10년 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응우옌푸쫑 서기장, 쩐다이꽝 국가주석, 응우옌쑤언푹 총리 등 이달 초 선출된 베트남 새 국가 지도부 ‘빅3’를 모두 만난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에서 남중국해 이슈로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베트남에 대한 군사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중국과 베트남은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西沙 군도, 베트남명 호앙사 군도) 영유권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일본은 파라셀 군도에서 550km 떨어진 군사 요충지인 베트남 깜라인 만 기지에 호위함 ‘아리아케’와 ‘세토기리’를 12일 기항시키는 등 미일의 대중(對中) 군사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또 양국 간 최대 역사 이슈인 베트남전과 관련해 전쟁 당시 미군이 살포한 고엽제 피해자 지원책과 함께 불발탄 제거를 위한 협력 방안도 내놓는다. 베트남 내 고엽제 피해자는 최대 480만 명으로 추산되며 아직 남아 있는 불발탄도 80만 t가량 된다. 미 국무부는 토니 블링컨 국무부 부장관이 20일 베트남을 먼저 방문해 양국 정상회담 이슈 조율에 나선다고 13일 밝혔다. 중국과 일본은 미국의 베트남 과거사 씻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베트남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미국인 비자 규제 완화에 나서며 미국이 내민 손을 잡을 태세다. 베트남 국회는 미국인이 단기 비자로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9일 통과시켰다.
중국은 베트남과의 경제 협력 카드로 미국을 견제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23일 중국 하이난(海南) 성 싼야(三亞)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 메콩 강 유역 5개국의 총리·부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란창(瀾滄) 강-메콩 강 정상회담’을 열어 지역 내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중국이 천연가스 원유 고무 목재 석탄 니켈 등 주요 천연자원이 풍부한 메콩 강 유역의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이 남중국해 이슈를 놓고 베트남과 끊임없이 갈등을 빚고 있어 미-베트남의 연대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중국은 3일 원유 시추 장비인 ‘해양 석유 981’을 베트남 통킹 만 인근 해상으로 옮겨 놓았다. 레하이빈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중국은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일방적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며 원유 시추 장비 철수를 요구했다.
동아닷컴 : 201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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