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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문 “미, 베트남 다낭에 군수물자 사전배치 방안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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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 대비용…중국 자극 않으려고 다낭 선택
오바마 방문 시기 맞춰, 베트남전 종전 41년 만에 가시화

 

미국이 베트남 중부 지역 중심지 겸 전략항구도시인 다낭에 군수 물자를 사전 배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베트남전 종전 이후 처음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22∼25일)에 맞춰 미국이 중국 견제책의 하나로 베트남에 대한 무기 금수조치를 해제할 가능성이 점쳐진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시선을 끈다.

 

특히 다낭은 지난 1965년 3월 8일 미국이 대규모 지상 전투부대로서는 처음으로 일본 오키나와((沖繩) 주둔 제9 해병대 원정여단 소속 병력 3천500여 명을 상륙시켜 베트남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곳인 만큼 상징성도 크다. 미군이 처음 상륙한 곳을 41년 만에 다시 군수물자와 장비 배치 장소로 사용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셈이다.

 

북위 17도선인 다낭은 남부 호찌민 시의 사이공 항구, 북부 하이퐁 항에 이어 베트남 세 번째 항구 도시로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에 가까이 있다. 그러나 북위 12도선인 중남부 항구도시 냐짱과 달리 중국과 마찰을 빚는 스프래틀리군도((南沙群島, 베트남명 쯔엉사군도)와 파라셀군도(西沙群島)에서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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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방문차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도착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P=연합뉴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역내에서 발생하는 자연재해에 대비해 다낭에 복구 작업 등에 사용되는 군사 물자와 장비 사전 비축을 위해 미국과 베트남 양국 관계자들이 논의를 진행해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이 논의가 실체보다는 상징성이 더 크지만 지난 20년간 이 지역 안보를 위협해온 중국이라는 공동의 적에 맞선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 개선 변화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미·베 양국 간의 군사 관계는 8년 동안 미국이 개입한 과거사(베트남전)를 고려할 때 민감할 수밖에 없는 성격이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중국에 맞서기 위해 미국과의 협력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면서도 같은 공산주의 국가로서 안보, 교역, 정치적 유대 등에서 복잡한 관계인 중국을 자극하지 않을까 고심하는 분위기다.

 

동남아 문제 전문가인 마빈 오트 존스 홉킨스대 국제문제대학원 교수는 중국과의 지리적 인접성과 수세기에 걸친 역사적 갈등을 고려하면 베트남은 "중국의 쿠바"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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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당시 미군 지상군 전투부대로서는 처음으로 다낭에 상륙하는 미 해병대[위키피디아 제공]

 

"공산주의 체제인 베트남으로서는 미국과 미국이 추구하는 가치가 외부로부터의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도 "중국도 동시에 베트남의 미래에 큰 외부 위협으로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오트 교수는 이어 "베트남은 지난 2천 년 동안 중국과의 문제를 다뤄왔기 때문에 다른 어느 나라보다 중국과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능하다"고 덧붙였다.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등 동남아 전역에서 중국에 대한 경계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필리핀에 사실상 반영구 기지를 확보해 전투기와 함정을 20년 만에 처음으로 배치하는 한편 호주 북부 지역에서 미 해병대원들이 훈련을 시작하고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더욱 긴밀하게 하는 등 발 빠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베트남도 다른 나라보다는 늦지만, 미국으로부터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미국은 베트남에 대한 너무 성급한 조치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오바마의 베트남 방문에 앞서 대(對)베 무기 금수조치 해제를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베트남 내 인권문제에 대한 미 의회 일각의 반대 목소리 때문에 아직 해제 조치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게 미정부 관계자들의 얘기다.

 

설사 무기 금수 조치가 해제된다 하더라도 베트남은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일으킬 수 있는 대함 미사일 같은 종류의 무기 구입이 힘든 실정이다. 대신 미국은 남중국해에 대한 감시 능력을 향상하는 레이더나 다른 장비를 베트남에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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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중부 다낭에 기항한 미국 해군 함정 커티스 윌버함과 이를 지켜보는 베트남 군 관계자들[위키피디아 제공]

 

백악관 아시아 문제 담당 국장 출신인 에번 메디로스는 "베트남 최고 지도부는 붙박이 자동차단기와 마찬가지여서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베 관계에 관해 설명했다.

 

미 국방부는 다낭을 재해 대비용 군사 물자와 장비 사전 비축지로 사용하는 논의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에 대한 도발 색채가 옅은 차원에서 다낭 구상을 들고 나섰다고 풀이했다.

 

또 베트남도 미국 함정의 베트남 기항을 연간 3회로 제한함으로써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정책 연구기관인 신미국안보센터(CANS)의 패트릭 크로닌 부소장도 "베트남은 중국과 위험한 선을 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동시에 미국을 존중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며 "미국은 베트남 내에 새로운 기지를 찾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크로닌 부소장은 그러나 긴장사태가 발생하면 재난 대비용 군사 물자 비축기지도 전투기와 함정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 2016-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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