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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문 [시시콜콜] ‘워홀’보다 한국어 교사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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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이어 <태양의 후예>까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레 외국인의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다. 교육부와 국립국제교육원은 외국인이나 재외동포가 응시하는 한국어능력시험(토픽) 지원자가 역대 최다였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진행된 제46회 토픽(TOPIK: Test of Proficiency in Korean)에 국내외 45개국 164개 지역에서 총 7만2295명이 지원한 것. 

토픽 시행 첫해(1997년) 지원자 수인 2692명과 비교하면 27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물론 1997년은 IMF 외환위기로 한국경제가 크게 휘청이던 때여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2000년대 초반 드라마 <겨울연가>(2002년), <대장금>(2003년) 등이 아시아를 넘어 중동, 유럽에서도 인기를 얻으며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K팝 열풍이 더해져 2000년대 중반 이후 토픽 지원자가 급증했다.

◆한국 유학·취업 희망자 급증

내국인에게는 생소한 토픽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재외동포 및 외국인 사이에선 잘 알려져 있다. 한국어 학습자, 국내대학 유학을 희망하는 자 혹은 국내외 한국기업체 및 공공기관 취업 희망자 등이 주로 응시한다. 교육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이 주관하며 시험결과는 1~6급으로 구분되는데 6급이 최상위 등급이다. 첫해엔 연 1회뿐이던 토픽이 지난해에는 연 6회 시행됐다. 

한류 열풍 덕분에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하더라도 이렇게 많은 외국인이 토픽을 치를 정도로 열성적인 이유가 뭘까. 이화여대 한국어교육부에서 10년째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 교사는 국내외 한국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대학교나 대학원 진학을 위한 준비과정은 물론 국내외 한국기업 취업에 유리한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취준생’(취업준비생)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는 것.

한국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취준생 중에는 중국인이 상대적으로 많다. 하지만 이화여대 한국어학당에는 미국, 유럽, 중남미, 동남아, 아프리카 등 다양한 나라의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워 취직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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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해외현지서도 학습 열풍 뜨거워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우리나라에 유학을 오기도 하지만 현지에서도 한국어 학습 열풍이 뜨겁다. 외국 소재의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곳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에 따르면 전세계 100여개 국가 1100여개 대학에서 한국어 또는 한국학 강좌를 운영한다. 10년 전에 비해 2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해외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 보급사업을 총괄하는 세종학당의 경우 한국어교원을 전세계에 파견해 직접 한글교육에 나선다. 지난해 말 기준 55개국에 138개 학당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요에 비해 한국어교원 수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란 테헤란에 있는 세종학당은 지난해 봄 입학경쟁률이 4대1을 넘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경우 대기자만 500명 이상을 기록하면서 각종 민원에 시달렸다. 베트남에는 이미 9개의 세종학당이 있지만 넘쳐나는 수요에 비해 여전히 공급이 부족하다.

세계 곳곳에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독자들도 한국어에 더 투자해보는 것은 어떨까. 뚜렷한 목적 없이 오로지 취업을 위해 토익, 오픽 등 각종 외국어시험에 매달리기보다 한국어교원 자격시험에 도전해보라는 것이다. 
한국어교원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외국인이나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사람을 지칭한다. 한국어교원 자격증은 국립국어원이 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자격을 부여하는 공식자격증이다. 

120시간의 한국어교원 양성과정을 이수하고 검정시험, 자격심사를 거치면 3급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이후 일정시간의 한국어 관련 실무를 거쳐 2급에서 1급까지 도전할 수 있다. 또 한국어 관련 학위과정을 추가로 이수해 1급을 따기도 한다. 자격증을 취득하기까지 다양한 국비지원도 있으니 도전해볼 만하다.

◆한국어 가르치며 해외 경험 쌓기

한국어교원 자격증은 국내외 대학이나 부설기관, 한국어를 가르치는 국내외 정부기관은 물론 해외 각종 유학원, 어학원 취업에 매우 유리하다. 해외유학이나 이민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강력 추천하는 자격증이다. 실제 중남미로 이민을 준비하던 한 전직 방송인이 필자의 조언을 듣고 한국어교원 3급 자격증을 취득했고 현지 도착 후 1개월여만에 취업에 성공하기도 했다.

지난 2월 베트남교육청과 한국대사관은 호찌민과 하노이 지역 4개 고등학교에서 한국어를 제2외국어 선택과목으로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2020년에는 참여학교를 더 늘리고 2023년부터는 베트남 전역의 모든 학교에서 시행하기로 했다. 2015년 기준 토픽시험을 치른 베트남인은 무려 1만3000명으로 전년대비 2배나 늘었다. 

현재 베트남 학생들은 6학년부터 영어·중국어·프랑스어·러시아어 중 한 과목 혹은 그 이상을 선택하는데 머지않아 한국어도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15년 기준 한국이 베트남 최대투자국이기 때문이다. 

베트남에는 이미 9개의 세종학당이 있지만 한국어를 배우려는 베트남인의 수요를 따라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더욱이 하노이와 호찌민 등 대도시에만 집중돼 현지어학원이나 개인 강사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남미지역도 한국어 강사의 전망이 밝다. 한류 열풍이 급속히 퍼졌지만 제대로 된 한국어교원이 적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은 젊은이라면 판에 박힌 워킹 홀리데이 프로그램보다 한국어교원으로 활동하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앞으로 취업과 이민을 고려하는 사람에게도 한국어교원 자격증이 그 출발이 될 수 있다.

 

 

머니위크 : 2016-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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