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베트남서 한국차 조립생산 배로 늘려요…FTA 효과도 봐야죠

한국과 FTA 1년 베트남에 한류제품 확산…특혜관세 위한 원산지증명 애로 호소

 

베트남 북부 닌빈 성에서 현대자동차 조립 공장을 운영하는 현지 타인꽁 그룹은 내년에 공장직원을 지금보다 200여 명 많은 800여 명으로 늘리고 2교대 근무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생산량을 2만대로 배 이상 늘린다는 구상이다.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베트남의 자유무역협정(FTA)이 20일 발효 1주년을 맞은 가운데 베트남에서 한류제품 확산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타인꽁 그룹의 자동차부품 수입 계열사인 TST의 응우옌 민 푸 사장은 연합뉴스에 "20개 이상의 한국 업체에서 자동차부품을 수입하는 데 올해 들어 물량이 작년의 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타인꽁 그룹은 한국 완성차 수입과 조립 판매를 동시에 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한국차 판매가 늘면서 조립용과 수리용 부품의 수요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올 1∼10월 베트남의 한국 자동차부품 수입액은 2억7천500만 달러(3천268억 원)로 작년 동기보다 30% 증가했다.

 

완성차에 대한 베트남 관세율은 70%로 높지만, 자동차부품의 경우 7∼25%로 상대적으로 낮고 한·베트남 FTA에 따라 5∼15년에 걸쳐 관세가 없어지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 베트남 내 자동차 판매량은 13만6천여 대로 작년 동기보다 31% 증가했다. 이 추세로 가면 연간 판매량이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고치 24만5천여 대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시장 전망이 밝다.

 

푸 사장은 "작년 말 한·베트남 FTA 발효 이후 한국산 부품의 원산지 증명서 발급이 원활하지 않아 관세 인하 효과를 아직 체감하지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일부 수출업체들은 FTA 발효 초기에 베트남 세관이 전자발급 원산지 증명서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사후 관세 환급을 받기가 어렵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베트남 닌빈 성에 있는 타인꽁 그룹의 현대차 조립공장[OANA=연합뉴스 자료사진]

 

화장품 또한 한·베트남 FTA의 최대 수혜 품목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올해 들어 10개월간 한국이 베트남에 수출한 화장품은 4천100만 달러(487억 원)어치로 아직 규모는 작지만 10∼25%의 관세가 10년에 걸쳐 없어지면 현지 시장 공략이 더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업 닐슨은 베트남의 연간 1인당 평균 화장품 지출액이 4달러(4천700원)로, 태국 20달러(2만4천 원)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생활 수준 향상으로 미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화장품시장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전망했다.

 

베트남에는 100개가 넘는 화장품 브랜드가 있으며 이 중 90%가량이 수입 제품이다. 이니스프리, 토니모리 등 한국 브랜드의 진출도 활발하다.

 

반 투 히엔(24·회사원)은 "인터넷이나 길거리 매장 등에서 한국 화장품을 사는데 종류와 가격대가 다양하고 베트남 사람의 스타일에도 잘 어울린다"고 평가했다.

 

토니모리의 한창복 베트남법인장은 "한국 화장품은 서양 제품과 달리 베트남 사람의 피부 톤에 맞다"며 "베트남에서 여성을 중심으로 미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류 확산과 관세 인하 효과까지 겹쳐 한국 브랜드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코트라는 1∼10월 베트남의 한국제품 수입액이 작년 동기보다 11.8% 증가한 가운데 내년 수출 유망 품목으로 화장품, 전기밥솥, 컬러 TV 모니터, 인삼, 김, 과일 등을 꼽았다.

 

박철호 코트라 하노이무역관장은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수출 부진 속에 3대 수출시장으로 급부상한 베트남에서 한국제품의 입지를 넓히도록 민관이 힘이 모아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 주최로 11월 30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6 하노이 한국상품전'[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2016-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