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한국신문 이마트, 곧 베트남 진출…홈쇼핑·편의점 등 M&A 관심 있다

비나타임즈™
0 0

취임1년 실적좋지만 평가는 3년뒤에
롯데는 경쟁자이면서 좋은 동업자죠

 

◆ 매경 단독 인터뷰 / 취임 1년…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 듣는다 ◆

 

image_readtop_2011_22977_1294784252364378.jpg 앤티크 책상과 의자, 애플 컴퓨터, 갈색 피아노, 푸른색 벽지의 곡선 벽…. 신세계백화점 본점 업무동에 있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집무실 풍경이다. 지난해 말 리뉴얼했다는 이곳은 CEO의 집무실이라기보다는 `감각적인` 예술가의 방 같았다. 벽 한쪽에 붙어 있는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 회장의 초상화와 직접 쓴 `고객제일`이라는 글씨는 이 방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은 듯하면서도 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백화점답게 감성적으로, 실험적으로 만들어봤습니다. 전체 사무실을 다 이런 분위기로 바꿔보려고 일단 제 방부터 고쳐본 겁니다. 하나씩 하나씩 다 바꿔 보려고요." 취임 1년1개월을 넘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변화 모색` 중이었다. 최강 유통기업으로 골격을 새로 짜는 것뿐 아니라 외부에 비치는 디테일한 이미지까지도 모두 바꾸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지난 10일 매일경제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그는 낮은 목소리로 답변했지만 거침이 없었다. 민감한 인수ㆍ합병(M&A)에 대한 질문에도 "관심 있다" "없다"를 분명히 했다. 그리고 그가 그리는 신세계의 10년 후 모습을 좍 펴서 보여주었다.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간의 경영실적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실적은 상당히 좋아졌다. 하지만 실적이라는 게 1년 잘했다고 확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3년 전부터 전략이나 구조조정이 계획했던 대로 움직여줬기 때문이다. 실적이 받쳐주고 탄탄한 구조조정의 결과가 있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정책을 펼치고 직원 복지에 돈을 더 쓸 수 있었다. 제가 잘했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앞으로 3년 후가 될 것이다.

 

-아쉬운 것은 무엇인가.

▶시장 트렌드가 바뀌는데 과거의 성공에 안주해 고객의 소리에 무관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원론적인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성공을 거둔 것은 고객의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년 주변 이야기에 신경쓰다 보니 정작 고객의 소리를 제대로 못 들은 것 같다.

 

-신세계가 글로벌 시장에서는 좀 미약하지 않나.

▶글로벌 시장 참 힘들다. 국내에서는 나도 고객이고, 고객을 잘 알기 때문에 쉽다. 해외에 나가면 월마트, 카르푸, 테스코 등 공룡들과 경쟁해야 한다. 경험도 없고, 아는 것도 없고, 돈도 없다. 잘할 수 있는 게 한 가지도 없다. 또 글로벌 시장을 너무 쉽게 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이마트 중국 사업에 대한 염려가 많다. 중국 사업 부진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고 적자 탈출을 위한 솔루션은 뭐라고 생각하나.

▶사업 축소를 좀 해야 한다. 점포를 오픈하면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방만하게 매장이 늘어났다. 거래관계가 복잡해서 철수하기 힘들지만 축소를 검토해야 하는 시점이다.

 

-최근 베트남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는데 어디까지 진전됐나.

▶베트남은 부진한 중국 시장을 만회하기 위해 선택했다. 해외시장을 어떻게 공략할지 백지에서 다시 시작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마트의 간판을 심는 게 목표였다. 간판 심어 놓고, 국내 이마트에서 성공한 노하우를 가져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베트남에는 이마트 `간판` 대신 `정신`을 심으러 간다. 선하(Sonha)그룹 등 많은 회사와 접촉 중이다. 아직 문서로 확정된 것은 없지만 긴밀한 얘기가 오가고 있다. 2월 말께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

 

-신년사에서 올해를 전략적 변곡점, 새로운 10년의 원년이 되는 해로 설정했다. 머릿속에 그려져 있는 10년 후 신세계의 모습은.

▶10년 뒤 비전하면 점포 개수, 이익, 매출 규모 등 청사진을 제시해야겠지만 사실 수치적인 것에는 아예 관심이 없다. 백화점은 물건을 제일 많이 파는 회사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감각적인 기업, 고객의 마음을 잘 읽는 따뜻한 브랜드가 되게 하고 싶다. 이마트는 타 업체가 아무리 따라잡으려고 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전략적 차별화가 필요하다. 이것이 제대로 됐을 때 매출과 이익은 당연히 쫓아올 것이다.

 

-할인점 출점이 둔화될 것으로 보지 않나. 다른 사업에는 관심 없나.

▶10년 전부터 점포 출점이 둔화될 것이란 소리를 들었다. 2005년에도 상권 포화 아니냐는 소리를 들었다. 그렇지 않다. 쌓이는 현금은 모두 점포 출점에 투자하고 있다. 사업 범위 역시 유통 쪽만 보고 있다. 어마어마한 시장이다. 일본은 유통업체 수가 많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사명감을 갖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수입 맥주 사업을 시작했다.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추진 중인 신규 사업은.

▶백화점에서 애플 메가숍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애플이나 수입 맥주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요만큼도 없다. 이마트나 백화점을 차별화하기 위한 일환이다. 와인을 수입하는 것 역시 유통매장에서 더 싸게 공급하기 위해서고, 맥주 수입 역시 가격을 낮춰서 고객들에게 선택의 다양성을 주기 위함이다.

 

-GS샵 인수설이 나오고 있는데.

▶솔직히 GS로부터 한마디도 들은 것이 없다. 매물로 나오지도 않았는데 언급하는 것은 결례다. 주위에서 신세계가 편의점도 없고 홈쇼핑도 없으니 인수에 뛰어들지 않겠느냐고 보는 것 같다. 충분히 관심은 있다. 매물로 나온다면 우리가 없는 유통채널을 갖출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에 고려하겠다. 일단은 가격적인 측면이 중요하다.

 

-지난해 말 유통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는 `통큰 치킨`과 `이마트 피자`였다. 이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남의 회사 마케팅 정책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언급하자면 `이마트 피자`와 `통큰 치킨`은 태생적 차이점이 있다. 이마트 피자는 마케팅 수단으로 삼아서 집객몰이하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베이커리에서 피자빵, 모카번 등 스타 상품을 만들어냈는데 그 연장선이었다. 코스트코 피자보다 맛있고 싸게 만들자는 게 목표였다. 그게 중소상인을 죽이는 비도덕적인 모습으로 고칠 때 마음이 아팠다. 통큰 치킨은 광고를 대대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우리가 보기엔 좀 다르다.

 

-동반성장에 대한 생각은.

▶10년 전부터 다른 어떤 회사보다도 그 부분에 대해 잘해 왔다고 자부한다. 정해진 파이를 나누는 것이 상생이라면 새로운 파이를 만드는 것이 동반성장이라고 생각한다.

-롯데와 신세계는 맞수 기업이다. 롯데와 신세계 각각의 경쟁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좋은 동업자다. 왜냐하면 롯데 같은 회사가 5개만 돼도 고민 많이 했을 것이다. 하나니까 얼마나 다행이냐. 치고받고 하면서 경쟁하는 중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1년에 한두 차례 저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을 불러 주신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일 얘기는 안 한다.

 

■ "트위터 하고나서 루머 많이 줄었어요"

`소크라테스를 위한 변명` `논어` `리딩으로 리드하라` …. 정 부회장 집무실 책상 위에 흩어져 있는 책들이다. 경영서나 재테크 책이 아니라 인문고전서라는 점이 흥미롭다. 이에 대해 그는 "지난 연말 방송에서 인문고전 독서법에 대한 프로그램을 봤는데 근본을 찾지 않고 가지만 치려 했던 제 자신을 돌아보는 좋은 기회였다"며 "인문고전 속에 담겨 있는 지혜와 성공의 비밀을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트위터 때문에 `너무 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트위터 사용이 신세계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나.

▶경영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내 이미지와 회사 이미지에 큰 도움이 됐다. 어찌 보면 나는 트위터 혜택을 가장 많이 본 사람이다. 말을 안 하면 루머가 생길 수밖에 없다. 루머가 루머를 낳고, 이미지가 원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다. 루머에 대해 해명하다가 트위터를 하게 됐다. 그런데 너무 관심 있게 봐주시고, 그게 기사화되면서 부담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트위터 때문에 나를 생각하는 고객들의 방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정 부회장의 실적과 경영 스타일에 대해 뭐라고 말씀하시나.

▶아무 소리 안 하신다. 저희 애들 챙겨주시고, 건강 걱정해주실 뿐 경영에 대해서는 전혀 말씀 안 하신다.

 

-이명희 회장에 대해 가장 존경하는 점은. 이병철 선대 회장의 경영철학 중 마음 깊이 새기고 있는 게 있다면.

▶어머니만큼 선대 회장님에 대해서 잘 이해하시는 분이 없다. 늘 모시고 다녔기 때문이다. `의인물용 용인물의(疑人勿用 用人勿疑ㆍ믿지 못하면 아예 쓰지를 말고, 일단 사람을 쓰면 의심하지 말라)`는 선대 회장님이 회장님께서 첫 출근하시는 날 하신 말씀이다. 이 밖에도 약자를 배려해라, 유비무환, 인재제일, 사업보국 등이 늘 할아버지가 강조하셨던 말씀이다.

 

-트위터에 톰 피터스의 `디자인`에 관한 글을 여러 차례 올렸는데, 디자인 경영에 대한 특별한 구상이 있나.

▶디자인은 언어다. 따라서 디자인도 한 가지 언어로 통일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고객에게 보여주려는 정체성이 전달되지 않는다. 디자인에 대한 대폭적인 개선과 혁명이 필요한 이유다.

 

-얼리어답터로 소문 났다. 사용하는 스마트 기기는.

▶아이폰, 갤럭시탭, 아이패드, 넷북 이렇게 쓰고 있다. 과거 갤럭시S에 대해 먹통이라고 지적해서인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사용해 보고 평가하라`고 갤럭시탭을 보내주더라.(웃음)

 

-와인 마니아로 알고 있다. 베스트 와인을 추천하면.

▶세실 트랑블레, 위데로 노에이야, 조셉 로티, 드니모르테, 메오카뮤제를 즐겨 마신다.

 

 

■ He is…

△1968년 출생 △경복고 졸업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 졸업 △1995년 신세계 전략기획실 전략팀 대우이사 △1997년 신세계 기획조정실 상무 △2000년 신세계 경영기획실 부사장 △2006년 신세계 경영기획실 부회장 △2009년 12월 신세계 총괄 대표이사 부회장

 

 

MK뉴스 : 2011.01.12 07:17:31

 

 

공유스크랩

댓글 0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