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여행가이드 : 방콕사태, 하노이서 재현되나
하노이 11월 중순 예고…캄보디아도 공론화 조짐
지난 7월말 하계 성수기 때 태국 방콕에서 벌어진 가이드 파업사태가 오는 동계 성수기를 앞두고 베트남 하노이, 캄보디아 등지에서 재현될 조짐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하노이는 하노이 가이드협회를 중심으로 11월 중순, 캄보디아는 몇몇 가이드들을 중심으로 공론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 A여행사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하노이 가이드협회 대표와 방콕 가이드협회 실무진은 지난주에 비공식적인 회동을 통해 구체적인 파업 목표와 방법, 시기 등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노이 가이드협회가 원하는 요구사항은 현지 쇼핑몰이나 숍에서 지원받지 않더라도 생활할 수 있는 충분한 지상비와 가이드 수 지원 등이다.
A여행사 관계자는 “그 자리에 모인 인원들은 작년과 지난 10월에 하노이 가이드들이 벌였던 집단행동이 실패했던 이유를 분석했다. 또 하노이 가이드들의 생활수준 및 시장 상황, 오는 동계 성수기 때 버티려면 이 정도의 요구는 필요하다는 등의 구체적인 요구조건 등을 정했다”고 전했다.
현재 하노이 가이드들의 생활여건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노이 현지 여행사들의 수입구조는 지상비와 현지 쇼핑몰, 숍 등에서 지원해주는 재정이 대부분”이라고 현지 여행업자는 설명했다.
하지만 지상비가 지원되지 않거나 현지에서 어느 정도 비용을 부담하고 받아야 하는 ‘노투어피 상품’이 많고, 그나마 지상비를 지급하는 여행상품을 다루더라도, 최근 환율이 폭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지상비 수입이 줄어들었다는 것. 또 지상비 외에도 현지 쇼핑몰, 숍 등의 지원금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게 현지 가이드들의 아우성이다.
하노이 지역을 담당하는 B랜드사 관계자는 “한국 여행사들이 지급하는 지상비는 랜드사들이 제안하는 상품의 기본가격에 맞춘 비용에 불과하다. 여기서 여행사들이 호텔 등급이나 식사 수준을 높이면 투어피를 지급하는 지상비도 당연히 노투어피로 전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지난여름 성수기 시즌 동안 정산 상으로는 1만달러를 벌었지만 비용은 2만달러가 들었다는 식의 고충을 털어놓는 여행사들이 즐비하다. 이 같은 상황이라면 동계시즌 후에는 대부분의 여행사들이 문을 닫을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하노이 현지 여행사들은 쇼핑몰, 숍 등이 수입저하로 인해 여행사 재정지원을 중단하면서 더 어려워진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이와 함께 부족한 가이드 수도 다가오는 동계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하노이 현지 여행사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현재 하노이에는 80여명의 가이드들만 활동하고 있어서 동계 시즌이 되면, 하루에 100여 단체 이상씩 들어올 여행객들을 핸들링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 가이드협회 측은 “우선 필요한 게 가이드 확충이다. 가이드가 있어야 행사라도 원만하게 진행할 수 있지 않느냐. 가이드를 확충하기 위해 전속 가이드의 임금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하나·모두투어 등 우리나라 여행사 관계자들은 우선 전속 가이드의 보수부터 개선하면서 가이드의 수를 정상화하고, 시일을 두고 단계적으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세계여행신문 : 2011-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