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김우중, 베트남서 `청년 사업가` 키운다
장병주 대우세계경영硏 회장 밝혀 "한국 대학생 40명 창업 지원"
지난해 3월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대우그룹 창립 43주년 기념 행사장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그는 “오늘 한 가지 제안을 하겠다”며 이례적으로 인터뷰를 자청했다. “요즘 청년실업자가 굉장히 많은데, 정부가 모두 구제하기 힘들다”며 “우리가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젊은이들이 해외에서 자리잡고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이 그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근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옛 ‘대우맨’들의 모임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와 함께 미취업 청년층의 해외 취업과 창업 지원 활동에 나선 것. ‘글로벌 영 비즈니스 맨 포 베트남 양성과정’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으로, 최근 모집 공고를 낸 데 이어 인·적성 검사, 면접 등을 거쳐 이달 20일께 최종 합격자 40명을 뽑을 계획이다.
합격자들은 국내에서 간단한 기본 소양교육을 받은 뒤 내년 초부터 베트남에서 6개월간 어학 및 직무 교육을 이수할 예정이다. 1980년대부터 위험국가로 분류된 지역임에도 김 전 회장이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던 곳이다. 아직도 베트남에서는 ‘대우’가 국민 브랜드로 여겨지고 있다.
김 전 회장과 연구회 측은 베트남에서 40명의 ‘청년 김우중’을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김 전 회장의 최측근인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전 (주)대우 사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베트남 프로젝트는 청년실업 해소에 도움을 주고, 해외에서 청년들의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키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는 김 전 회장의 뜻을 반영한 것”이라며 “베트남에서 ‘청년 김우중’ ‘제2의 김우중’을 키워내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 달릿대학 등에서 교육과정을 마친 청년들은 내년 7월부터 현지 기업 인턴 취업 등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비즈니스맨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며 “연구회는 청년들의 해외 취업뿐만 아니라 현지 창업도 도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 현지 교육과정에서 김 전 회장이 직접 특강에 나설 예정이다. 장 회장은 “현재 하노이에 머물고 있는 김 전 회장이 기업가로서 성장하기 위한 리더십과 대우의 성공·실패 사례 등을 직접 강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른 대우 출신 인사들도 강연자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베트남에 이어 향후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비슷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방침”이라며 “전 세계 어느 지역에 있어도 살아남을 수 있는 비즈니스맨들을 육성, 아직 대우 정신이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주로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 올 때는 서울역 인근 대우재단빌딩 사무실에서 옛 대우 임원들을 만나고 있다. 올초에는 중국에서 대우조선해양의 공식 행사에 참석했다. 김 전 회장이 옛 대우 계열사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99년 그룹 해체 이후 처음이었다.
한국경제 : 201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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