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중국 뒤따르던 베트남, 경제 붕괴 선두로
최근 '베트남 금융거두'인 아시아상업은행(ACB) 창업자 롼더잔(阮德堅)과 CEO 리쉔하이(李宣海)가 구속 수사받자 예금 인출 고객이 폭증하고 베트남 주식시장이 폭락했다. 금 사재기에 금값도 올랐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안정책으로 이틀 연속 8억 달러를 방출했다. 호찌민(胡志明)시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3000km 밖 베이징 시민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 공산당의 몇 개 남지 않은 공산주의 파트너 중 하나인 베트남은 중국의 경제개혁을 뒤따르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경제 파탄의 선두에 섰다.
중국 개혁개방, 베트남의 혁신개방
베트남은 중국의 소위 ‘개혁개방’ 8년 후인 1986년 ‘혁신개방’을 실시했다. 베트남 공산당은 중국 공산당보다 야심이 적어 국가 공업화와 현대화를 시도했을 뿐이다. 중국 공산당과 마찬가지로 베트남도 10년 전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 건립을 시도했고 지난 10년간 베트남 경제도 7~8% 성장을 유지했다.
중국 남북 간 경제개혁에 차이가 있듯이 베트남도 보수적인 북방과 개방적인 남방이 다르다. 베트남 남방은 시장경제체제를 들여와 일부 국영기업이 생존할 수 있었고 소비시장도 안정됐다.
중국은 베트남의 5대 수입대상국 중 하나고, 베트남의 4대 수출대상은 미국, 아시아, 유럽연합과 일본이다. 베트남은 ‘베트남인은 베트남 상품부터 쓰자’는 구호를 보급하면서 원유, 의복, 피혁, 수산물과 쌀을 수출해 외화를 번다. 말레이시아가 베트남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나라고, 그다음이 대만과 일본이다. 중국과 베트남은 1995년 동시에 세계무역기구에 가입신청을 했다. 중국은 2001년 가입승인을 받았지만, 베트남은 2007년에 가서야 가입할 수 있었다.
베트남 경제도 중국경제와 마찬가지로 외부 세계 금융위기와 내부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고통스러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작년, 베트남의 인플레이션은 18%에 달했다. 식품, 주택, 교통, 교육 등 민생 주요 상품 가격이 모두 16%~23% 올랐다. 베트남 정부의 긴축성 화폐정책도 중공과 똑같다. 연속 이자를 올리고 수차 예금기준율을 올렸다. 국제 원료와 에너지원 가격이 오른 것도 베트남경제에 엄중한 도전으로 됐다. 세계은행 데이터가 보여준 것은 2011년 베트남 경제성장은 6.5%이고 2012년은 가능하게 6%로 떨어질 거다. 중국은 경제 자극을 위해 큰 자금을 들여 정부에서 투자했는데 베트남도 마찬가지 방법이다. 2012년 베트남 전 사회 투자 총액은 국내 총생산가치의 40%다.
중국과 베트남의 경제 버블
베트남 부동산 시장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버블현상이 심각하다. 집값 폭등은 정부와 개발업자에게 많은 이윤을 안겼다. 투기행위가 창궐해 호찌민시 등지의 아파트는 출시 즉시 판매됐다. 2008~2010년 고조기에는 하노이와 호찌민시 오피스 건물이 거의 임대됐다. 몇 년 지난 지금은 부동산 침체로 건설이 중단된 채 방치된 현장이 많다.
베트남 정부는 민간경제와 지하경제 모두 달러를 주로 쓴다. 민간대출도 달러로 하고, 부동산 교역도 달러나 금으로 한다.
베트남 사람들은 중국기업이 베트남 시장을 중시하지 않고 구미와 일본에 눈독을 들인다고 푸념한다. 확실히 그렇다. 중국 공산당과 베트남 공산당 두 공산당은 세계적으로 얼마 남지 않은 외로운 집단이 되지 않기 위해 서로 위로해야 하지만, 경제 정치적으로 상대방을 적대시한다. 지금은 또 댜오위다오 문제로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 경제 환멸
‘폭발 성장’으로 불리던 베트남 경제는 하룻밤 새 ‘폭발적 환멸’로 바뀌었다. 베트남 경제가 내리막길을 걷는 것은 중국 경제 침체기의 카피 같았다. 중국 내 인플레이션으로 성장을 내리막길로 접어들었고 ‘세계의 공장’이란 지위도 동남아에 넘겨줬다. 베트남도 마찬가지여서 제조업 공장이 캄보디아, 벵골로 옮겨가고 있다. 베트남 기업 수천 개가 도산하고 부동산 시장이 붕괴했다. 은행 악성부채도 급증했다. 이런 현상은 사실 중국경제 전문가들이 일찍부터 간파한 것이다.
베트남 경제가 갑자기 붕괴하자 관련 연구 종사자들 사이에 파장이 컸다. 지난해 베트남 인플레이션은 20%를 넘으며 3년간 두 번이나 기록을 깼다. 2003~2007년에는 베트남도 연간 8%가량 경제성장률을 유지했지만 2008년부터 6%로 떨어졌다. 베트남도 중국 공산당과 마찬가지로 8% 성장률 유지를 시도했지만 세계적인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올해 베트남 경제 성장률을 5% 이사로 예상했다. 맥킨지는 베트남 경제 성장률이 7%를 넘지 못하면 베트남 경제규모는 8년 후 현재의 1/3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베트남과 중국은 수출에 의지해 경제를 발전시켰다. 지금 베트남도 ‘성장 유지’를 국가의 주요 목표로 삼았다. 베트남과 중국 경제가 후퇴한 경위도 비슷하다. 양국 공산당은 횡령과 낭비에 있어서 ‘고수’다. 공산당 관료들은 실속있는 경영을 못 하지만 부정축재는 뛰어나다. 중국과 베트남은 악성부채가 심각하고 국영기업 간부 상당수가 투옥됐다. 중국은 제품 품질을 높이고 디자인을 바꾸려 하고 있다. 베트남도 값싼 제조업 모델에서 벗어나 가격대를 끌어올리려 하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중국과 베트남의 숙명 '공산주의 파멸'
중공의 개혁개방과 시장경제는 ‘돌을 더듬으며 강을 건너는’ 격이고, 베트남은 계획경제 속에서 시장화를 실험하면서 ‘구급차를 따라 빨간 신호 때 지나간 셈’이라고 스스로 언급했다. 굳이 비교하자면 구급차를 따라 빨간 신호 때 지나가는 것은 강 깊이를 몰라 돌을 더듬으며 가는 것보다는 조금 안전하겠다. 그러나 현재로선 양쪽 모두 위험한 상태다.
베트남이 중국과 비슷한 점 또 하나는 양국 모두 귀국해 투자하려는 해외 교민이 많다는 것이다. 중국인과 베트남인은 모두 검소하고 저축을 즐긴다. 고래로 유교의 영향도 깊다. 그러나 둘 다 공산 독재체제에 처해 있다. 이 공통점이 두 나라를 같은 운명에 처하게 했다.
공산주의는 세계적으로 거의 제거돼 얼마 남지 않았다. 중국, 북한, 베트남, 심지어 사회주의를 실시하는 그리스에서 공산주의 경제가 몰고 온 위험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중국이 경제개혁을 한 뒤 10년간도 무산계급의 선봉대를 자처했지만, 지금 그 자신이 경제 파멸의 선봉에 설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대기원 : 2012-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