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中 카드뮴쌀 불똥 홍콩까지…베트남-태국은 어부지리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에서 시작된 '카드뮴 쌀 파동' 여파가 국경 너머로 번지고 있다. 인접한 쌀 수출 대국인 베트남과 태국은 올해 쌀 수출 호황이라는 어부지리를 맞게 됐다. 반면 홍콩은 중국 본토 사람들의 갑작스런 쌀 사재기 때문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카드뮴은 독성이 강한 중금속으로 인체에 흡수되면 간과 신장을 손상시킨다. 뼈가 물러지는 이타이이타이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지난 16일 광둥성 광저우(廣州)의 중·대형 음식점과 학교 식당에서 기준치를 넘는 카드뮴을 함유한 쌀과 쌀국수가 사용돼온 것으로 밝혀져 논란을 빚고 있다. 광저우시 식약품 감시·감독관리국은 18일 시내에서 팔리는 쌀 18개 표본을 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8개에서 기준치 이상의 카드뮴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 중국산 대신 베트남ㆍ태국ㆍ파키스탄산 인기
광저우시 관리 당국이 밝힌 쌀 성분 검사 결과에 따르면 카드뮴이 기준치 이상 나온 쌀 8개 표본 가운데 6개는 중국 남부의 대표 곡창 지대 후난(湖南)성에서 나온 것이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관리 당국 발표 직후, 광둥성 최대 양곡 집산지인 싼위안 차오(三元橋) 시장에서 후난성 산(産) 쌀 판매가 금지됐다"고 밝혔다. 후난성 보건 당국도 21일 카드뮴에 오염된 쌀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진 성내 정미소들에 쌀 생산 중단 명령을 내렸다.
후난성 쌀이 자취를 감춘 자리는 가까운 외국에서 들여온 쌀이 채웠다. 한 쌀 도매업자는 WSJ에 “후난성 쌀을 판매하는 것은 엄두도 못 낸다”며 "현재 주로 베트남, 파키스탄 등지에서 수입한 쌀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식량기구(FAO)에 따르면 베트남과 태국은 각각 쌀 생산량이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 여섯 번째로 많은 국가다. 절대적인 생산량은 중국의 5분의 1에 불과하지만, 국토 전역에서 삼모작이 가능하고 인구당 소비량이 적어 다른 나라로 내다 파는 양이 많다. 파키스탄 역시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쌀값이 평균 20% 정도 싸 대중 쌀 수출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FAO의 컨셉션 캘프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대중적인 식재료인 쌀은 오염 문제가 생기면 즉각적으로 대체재를 찾게 된다"며 "중국이 올해 이들 국가로부터 예정보다 더 많은 쌀을 들여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은 지난 5년간 이들 국가에서 연 평균 45만톤 규모의 쌀을 수입했다. 그러나 국제곡물위원회(IGC)는 올해 중국의 올해 쌀 수입 규모가 작년보다 16% 늘어난 220만톤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트남 국영 쌀 수출업체인 베트남 노던 푸드는 WSJ에 “중국의 카드뮴 쌀 파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언제든 더 많은 쌀을 중국에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의 대표적인 곡물중개상인 라이스텍스도 “카드뮴 쌀 파동이 확산되면 중국에 더 많은 쌀을 수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홍콩은 이번엔 중국인 쌀 사재기 ‘홍역’
이 와중에 중국 본토인들은 ‘안전한’ 쌀을 찾아 가까운 홍콩으로 몰려가고 있다. 남방도시보(南方都市?)는 22일 "당장 먹을거리가 걱정되는 본토인들이 외국산 쌀을 살 수 있는 홍콩으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도 "인도와 태국산 쌀을 파는 홍콩의 쌀시장에서 중국인 쇼핑객 수십 명이 서성이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본토 선전(深?)에 사는 한 남성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카드뮴 쌀 소식을 접하고서 홍콩 여행을 결심했다"며 "가족 모두가 한 달 동안 먹을 쌀을 사재기했다"고 말했다.
홍콩에서 한 사람당 15킬로그램이 넘는 쌀을 갖고 나가면 최고 징역 1년에 해당하는 형벌이나 5만홍콩달러(약 7250만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독이 든 쌀을 먹느니 차라리 벌금을 내겠다"는 의견이나 "홍콩서 1년 징역형을 받으면 적어도 1년간은 홍콩 쌀을 먹을 수 있지 않느냐"는 우스갯소리가 돌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인들은 지난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 이후에는 홍콩에서 수입 분유를 집단 사재기 해 홍콩 내 분유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조선비즈닷컴 : 2013-05-24
- 베트남 2022년 9개월 쌀 수출량 540만톤…, 전년 동기비 19.3% 증가 2022-09-30
- 베트남 쌀 수출 가격 사상 최고치 기록.., 코로나19 영향 2021-01-04
- 베트남 쌀 수출가격 2년 만에 최고치, 세계 3위 쌀 수출국 2020-06-07
- 베트남 산업통상부, 5월부터 쌀 수출 정상화 제안 2020-04-29
- 베트남, 쌀 수출 재개.., 이번달 40만톤 수출 허가 2020-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