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베트남 진출기업 민원 해결사로 나선 朴대통령
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현지 진출 한국 기업들의 민원 해결사로 나섰다. 전일 경제인 간담회에서 들은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메모해뒀다가 이날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직접 건의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중 총리와의 환담에서 “하나은행이 지점 개설을 신청해 놓고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중 총리는 환담 후 오찬장으로 이동하면서 중앙은행 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이 문제를 언급했다. 그리고는 오찬을 시작하면서 박 대통령에게 “(중앙은행 총재가) 하나은행 호찌민 지점 개설 문제를 해결해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하나은행은 동남아시아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면서 지난 2007년 호찌민 지점 개설을 신청했다. 그러나 승인이 계속 지연되면서 이러한 전략에 차질이 있어왔다. 박 대통령이 하나은행의 오랜 ‘민원’을 직접 해결해준 셈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에 대해 “손톱 밑 가시 애로사항의 하나를 해소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라고 소개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신한은행과 IBK는 지점 개설 허가가 나왔는데 하나은행이 6년 동안 기다리고 있었다”며 “이번에 (박 대통령이 요청하자) 총리가 빨리 해주겠다고 약속을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 대통령은 또 베트남 진출 기업들의 법인세 문제를 언급했다. 현재 베트남에 초기 투자하는 기업들은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는 반면 추후 증액투자할 경우에는 혜택이 없다. 따라서 기업들은 별도 법인을 신규 설립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박 대통령은 기업들이 증액투자할 때도 법인세 감면 혜택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했고, 중 총리는 긍정적인 검토를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베트남 기업(한국기업의 현지법인 포함)이 외국인을 고용할 때 ‘대졸 이상’만 고용하도록 돼 있는 제도를 재검토해줄 것을 주문했다. 현행 제도대로라면 우리나라 ‘마이스터고’ 출신 우수한 학생들이 해외에 취업할 길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중 총리는 이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고 조 수석은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베트남 방문에 기업인 79명과 동행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전일 그랜드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경제인 간담회에서 기업인들은 현지 투자에 대한 다양한 애로사항을 건의했다. 박 대통령은 이러한 우리 기업들의 ‘민원’부터 해결해주며 ‘세일즈 외교’를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장관은 “이번 경제사절단 숫자는 미국 방문이나 중국 방문 때보다 훨씬 많은 것”이라며 “이는 베트남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란 점에서 박 대통령이 (중 총리와의 환담에서) 상당히 신경을 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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