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황제처럼 모신 삼성 휴대폰공장, 베트남 경제에 `복덩어리`
`삼성TF` 구성하고 최고 면세혜택·도로건설
작년 240억달러 수출…베트남 전체 18% 차지
한국 국회싸움으로 2조원 합작투자 걷어찰 뻔
◆ 국난돌파 희망한국 / ④ 경제엔 체면도 없다 ◆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북동쪽으로 45㎞가량 떨어진 타이응우옌성. 차도로 오토바이와 소달구지가 빈번히 지나가는데 뿌연 흙먼지가 휘날린다. 영락없는 한국의 1970년대 농촌 풍경이다.
옌빈공업단지로 들어서자 풍광이 확 달라진다. 삼성전자 휴대폰 2공장 건립이 한창인 이곳엔 젊은 생동감이 느껴진다. 공업단지 옆으로는 4차선 고속도로가 들어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2공장을 다음달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현장에서 만난 삼성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가 삼성 휴대폰 공장 완공에 맞춰 고속도로 공사를 서둘렀다"며 "산업단지 조성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측이 `외국계 기업` 삼성전자를 위해 기반시설 조성과 편의 제공에 속력을 내는 기색이 역력하다.
베트남이 삼성을 황제처럼 떠받드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베트남은 인도차이나 반도의 지리적 요충지로 꼽히지만 1992년 이후 무려 20년간 고질적인 무역적자에 시달렸다.
이때 베트남 국내 기업들의 빈 자리를 삼성전자 등 외국계 기업이 완벽하게 채워냈다. 베트남 하노이 인근 박닌성 옌퐁공단에 최대 휴대전화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베트남에서 240억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해 베트남 전체 수출 중 18%를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 초 2공장이 가동되면 삼성전자의 베트남 내 휴대폰 생산량은 훨씬 늘어난다.
베트남은 모든 체면을 던져버리면서 투자 유치에 사활을 건 경우다. 2007년 삼성이 베트남에 투자 의지를 내비치자 총리 직속의 삼성 태스크포스(TF)가 즉각 구성됐다.
베트남 재정부, 투자계획부, 상공부, 과학기술부, 박닌성 인민위원회 관계자 10여 명으로 구성된 삼성 TF는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에게 삼성 프로젝트 진행 현황을 실시간으로 보고했고 총리는 신속한 행정처리를 재차 강조했다.
전쥐동 베트남 투자계획부 부국장은 "외국계 기업의 투자 프로젝트는 지방정부에서 먼저 논의돼 중앙정부로 보고되고 승인되는 게 일반적인데 삼성 투자건은 중앙정부가 직접 발벗고 뛰었다"고 말했다. 베트남 정부는 법인세법이 허용할 수 있는 최고 면세 혜택을 삼성에 부여하기로 했다. 삼성은 2007년 초기 투자 과정에서 첫 4년간 100% 면제, 이후 12년간 법인세율 5% 적용이라는 통 큰 감세 선물을 받을 수 있었다. 삼성은 지금까지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에 각각 25억달러와 20억달러를 투자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지난해 한국은 외국인투자촉진법의 국회 처리 지연으로 조단위의 한ㆍ일 투자 프로젝트가 무산될 뻔한 아찔한 일을 겪었다. 작년 말 외촉법의 극적인 통과로 2조3000억원 합작투자가 흔들리는 파국은 면했지만 SK와 GS, 일본 파트너 기업들은 한동안 마음을 졸여야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청사진을 밝히면서 새해 초부터 외국인 투자 기업 대표들을 만나 투자 확대를 설득한 건 평가할 만한 행보다. 이참에 국내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의 대못을 서둘러 제거해야 실질적인 경제 활성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재계 고위 인사는 "값싼 노동력으로 대변되던 베트남이 법인세 인하, 하이테크 우대, 적극적인 행정서비스 등으로 외국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낸 성과를 한국은 어떤 카드로 일궈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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