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중-베트남 분쟁, 삼성에도 악영향
남중국해 석유 시추작업을 둘러싼 중국-베트남 분쟁으로 삼성전자 등 베트남 진출 기업들이 취하고 있는 국제분업 시스템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신문은 대표적인 예로 삼성전자를 들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북부에 자사 최대 규모의 휴대전화·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두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 개수는 연간 약 3억대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중국 광둥성에서 액정 부품을 트럭으로 날라 베트남 공장으로 들여온 뒤 스마트폰을 만든다. 만약 중국-베트남 관계 악화로 부품 공급 체계에 문제가 생기면, 스마트폰 생산 전체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기업의 사정도 비슷한다. 일본 브라더공업은 베트남에 공장 3개를 두고 레이저프린터와 미싱기를 생산하고 있는데, 부품 일부를 중국에서 수입하거나 베트남에 있는 중국계 기업에서 구매하고 있다. 브라더공업은 현재는 생산에 차질이 없지만 “(중국-베트남 관계 악화가) 앞으로 부품 조달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조사중”이라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캐논도 잉크젯프린터 생산 해외 거점 중 하나로 베트남에 공장을 갖고 있는데, 이 공장 역시 부품 조달 체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미국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대만 홍하이정밀공업은 17~19일 사이 조업을 중단했다. 대만 기업들은 지난주 베트남 반중국 시위대의 주요 공격 대상이었다.
중국-베트남 사이 수출입액은 지난해 사상 최대치인 약 500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양국은 경제적으로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중국이 베트남에 신규 투자한 금액도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약 7배 증가했다. 하지만 남중국해 파라셀군도(베트남명 호앙사군도, 중국명 시사군도) 영유권 다툼이 커지면서, 양국 사이 무역 분위기도 냉랭해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주 베트남의 반중 시위 이후 항공과 선박을 이용해 중국인 4000명을 철수시켰다. 경제적 타격을 우려한 베트남 정부가 반중 시위대 1000여명을 체포하면서 시위는 소강상태이지만, 분쟁의 근본원인인 파라셀군도 영유권에 대해서는 양국이 물러서지 않고 있다.
한겨레 : 201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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