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삼성, 베트남 진출 25년…투자액 100억불 시대 눈앞
삼성이 베트남 진출 25주년을 맞아 현지 인프라 사업 수주 및 생산 거점 확대를 위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정책에 편승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인건비가 저렴한 베트남 내 생산 비중을 높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 베트남 SOC 수주·생산거점 확대 주력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 2012년 베트남을 방문해 호앙 쭝 하이 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삼성이 1989년 하노이에 첫 지점을 설립한 이후 베트남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덕에 큰 성장을 이뤘다”며 “삼성과 베트남의 협력 관계가 증진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베트남이 삼성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베트남의 SOC 사업 진출에 대한 관심이 컸다. 베트남 정부는 하띤성의 붕앙3 발전사업과 동나이성의 롱탄 국제공항 건설, 칸호아성의 조선소 지분 투자, 바리아붕따우성의 롱선섬 정유공장 건설 등 대형 인프라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성장 잠재력이 큰 베트남의 SOC 시장은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 비전자 계열사의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에 지난해 9월 정연주 전 삼성물산 부회장과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은 베트남 정부와 ‘우선순위 사업 상호 협력을 위한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후 지난달 27일에는 김 사장이 직접 호앙 쭝 하이 부총리와 면담을 하고 전력·도시개발·공항·조선·공공분야 등 SOC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삼성은 베트남 현지 생산 거점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베트남에는 삼성전자·전기·SDI·SDS·물산·엔지니어링·생명·화재와 제일기획 등 9개 계열사가 진출해 법인 10개, 지점 및 사무소 6개 등 16개 거점을 운영 중이다.
박닌성에 휴대폰 공장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타이응웬성에 두번째 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삼성전자 휴대폰의 60% 이상이 베트남에서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 부품 공급업체인 삼성전기도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같은 지역에 공장을 건설 중이다. 삼성전자는 호치민에 TV 등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삼성이 베트남 내 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은 저렴한 인건비 때문이다. 베트남의 최저임금은 90~120달러로 중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등 주력 제품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베트남은 임금 수준이 오르고 있는 중국을 대체할 최적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 베트남 정부도 적극 지원…투자액 급증 전망
베트남 정부도 삼성의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중국식 개발 모델을 따르고 있는 베트남은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외국계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에 대한 기대가 크다. 베트남 정부는 부지 확보와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과 베트남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투자 규모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삼성의 베트남 투자 규모는 57억 달러 수준이었지만 2~3년 내에 10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붕앙3 발전사업의 경우 1차 사업비 규모만 2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 1~2건을 추가로 수주할 경우 전체 투자액 규모가 획기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생산 거점 확대를 위한 투자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신규 공장 건설 비용으로 당초 7억5000만 달러를 책정했다가 지난해 말 12억 달러 이상으로 증액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베트남을 제2의 중국으로 만들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그룹 내에 비축된 현금이 상당한 만큼 사업성 검증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쏟아부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데일리 : 2014-06-05
- 베트남 정부, 대한민국 기업에 유리한 투자 조건 지속 2023-08-02
- 이재용 회장과 베트남 총리, 삼성 R&D 센터 준공식에서 우호 관계 다지다 2022-12-25
- 베투남부동산협회, 2023년 3분기부터 부동산 시장 회복세 예측 2022-12-11
- 베트남 정부, 삼성과 LG의 수십억 달러 투자 계획 발표 2022-12-08
- 삼성전자, 2022년 베트남에 33억불 투자 계획… 총리 예방시 밝혀 2022-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