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베트남, 장밋빛 환상의 이면
"베트남 노동자들은 단결력이 강합니다. 한 명이 선동하면 모두 따를 때가 많아 관리가 매우 어렵습니다. 하루는 식당 메뉴가 부실하다며 밥 먹던 베트남 직원 한 명이 숟가락을 던졌습니다. 그러자 직원들이 우르르 숟가락을 내던지는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저임금을 이유로 단체 결근도 합니다. ‘정해진 시간에 돌아오지 않으면 고용계약을 취소할 것’이라 경고했지만 누구 하나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경고를 철회하고 이래저래 달래서 겨우 복귀시켰습니다만 이런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한 현지법인 관계자의 토로다.
포스트 중국으로 떠오른 베트남. 한국 기업 덕에 호찌민 등 주요 도시들이 들썩인다. 섬유·가전·유통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이곳에 터전을 잡는 데 동분서주한다. 하지만 이들 앞에 장밋빛 전망만 놓여 있는 건 아니다.
베트남에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주된 이유는 싼 인건비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만 보고 들어오기에는 감당해야 할 일들이 적잖다. 특히 먼저 나간 기업인들은 “현지 인력을 관리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가 많은 의류 사업장만 해도 근로자들의 물건 빼돌리기가 일상화돼 있다고 한다. 적발해 경위를 물어보면 “그냥 집에다 가져다 논 것”이란 뻔뻔한 답변을 듣기 일쑤다. 도난 사건을 문제 삼았다가 단체로 항의하고 파업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눈감아 줄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이다.
경찰에 신고하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신고를 받고 온 경찰은 나중에 연장 근무나 환경 관리 등의 문제를 짚고 넘어져 기업에 벌금을 물리기도 한다. 대부분 경찰이 공장 경비를 맡고 있는 베트남 관리인과 결탁해 있기 때문. 괜히 잘못 얽혔다 오히려 난처해지는 경우가 더 많다.
베트남 총영사관에 따르면 사업을 접는 한국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은 베트남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나라다. 하지만 장밋빛 환상만 품고 들어갔다간 백전백패할 수밖에 없다.
MK증권 : 201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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