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베트남산 수산물 몰려온다…車·가전 개방 성과

韓·베트남 FTA, 새우는 TRQ로 1.5만톤만 무관세 대우

베트남과의 FTA(자유무역협정)에는 당초 예상대로 한국이 베트남산 수산물과 열대과일, 기초 공산품의 장벽을 열어주는 대신 일부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각종 산업용품 등 주요 소재부품의 수출길을 넓히는 내용이 담겼다. 

자동차에 대한 개방이 포함된 것은 종전 베트남을 포함해 체결 중이던 한·아세안 FTA에 비해 한 단계 높은 수준이다. 특히 섬유와 자동차 부품 등 우리 중소기업들의 주력 수출품목을 다수 개방해 동남아 시장 진출 확대에 적잖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베트남은 한국산 화물자동차와 펌프, 철근을 포함한 철강금속재, 정밀화학원료, 냉연강판, 복합비료, 의약품 등의 관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했다.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산업재에 상당부분 문호를 개방한 셈이다. 3년 내 관세 철폐 리스트에는 나일론 직물을 포함한 각종 섬유제품과 편직물 등이 포함됐다. 

5년 철폐 품목으로는 자동차 부품과 음극선관모니터, VCR, 변압기, 전동기, 전선, 전신기, 카스테레오, 항공기 부품 등이 포함됐다. 7년 철폐 품목에는 가열난방기, 보온밥솥, 철도차량부품, 전동기 등이 이름을 올렸고 10년 철폐 품목엔 3000cc를 초과하는 승용차가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도 냉장고, 라디오, 전자레인지 등 각종 생활가전 제품들이 포함됐다. 15년 내 철폐 품목으로는 기어박스 등 자동차 부품이 포함됐다. 

반면 한국 측은 베트남산 실뱀장어, 치어, 종패용(양식용 조개) 등에 대한 관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했다. 초기 시장개방 품목에서 역시 수산물이 눈에 띈다. 3년 철폐 품목에도 가자미, 갯장어, 넙치, 건조어란 등이 포함됐다. 이 외에도 곡류가공품, 농산물가공품, 자전거 등의 관세가 3년 후 사라진다. 

5년 철폐 제품에는 냉동가오리, 조제오징어, 복어, 먹장어, 생선묵, 조제문어, 피조개 등 수산물이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도 간장, 조제감자와 고구마, 과일주스, 정밀화학원료 등의 관세가 철폐된다. 7년 내 철폐에는 전선과 합판 등이 포함됐다. 

10년 내 관세철폐 품목에는 열대과일이 대거 포함됐다. 망고와 망고스틴, 바나나, 파인애플, 구아바 등이다. 이 외에도 난초와 국화 등 화훼품목의 관세가 없어진다. 마늘, 생강 등도 무관세가 적용되지만 건조와 가공 제품만 해당된다. 기타 해조류와 호두도 관세가 철폐된다. 최근 이른바 '뷔페용 횟감'으로 주목받은 틸라피아도 이름을 올렸다. 

한국의 대 베트남 10대 수입품목에 수산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려 관심을 모았던 새우는 냉동새우와 가공새우 모두 TRQ(저율관세할당)로 처리키로 했다. 최대 1만5000톤(1억4000만달러)까지 무관세를 적용하고 이를 초과하는 품목에만 관세가 부과된다. 

이번 양허 결과는 당초 한아세안FTA를 통해 한국과 베트남이 상호 시장을 개방했던 것에 비해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개방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한아세안FTA에서 교섭대상이 되지 못했던 자동차가 일부(화물차 및 3000cc 이상 승용차) 포함됐다. 그러면서도 쌀과 고추, 양파, 녹차 등 민감 농림수산물에 대해서는 양허가 제외됐다. 

정부는 이번 FTA에 대해 '친 중소기업 FTA'라는 자평을 내놨다.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자동차 부품 시장 개방에 성공하고, 종전 한·아세안 FTA에 비해 원산지 절차 및 증명서 발급요건을 완화한 부분 등에서 노력의 흔적이 엿보인다. 

반면 베트남이 개방을 요구했던 수산물 부문에서는 상당부분 시장의 문을 열었다. 치어와 알을 포함해 주요 수산물들의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국내 수산물 유통시장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머니투데이 : 2014-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