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한·베트남 FTA 타결…‘한국만 너무 개방’ 논란도
한·베트남 FTA가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자동차, 가전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지만 한·중 FTA보다 농수산물 개방 폭이 넓어져 지나치게 양보했다는 비판도 쏟아진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2월 10일 한·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며 양국 간 FTA 실질 타결을 선언했다. 2012년 8월 협상을 시작한 지 2년 4개월 만이다. 베트남은 지난해 기준 한국의 제9위 교역국이자 4위 투자 대상국으로 FTA 타결은 의미가 크다.
이번 FTA 타결로 업종별 희비가 엇갈린다.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 부품, 전선, 전동기, 합성수지 등은 5년간 단계적으로 관세가 사라진다. 타이어와 승용차(3000㏄ 이상), 화장품, 전기밥솥, 에어컨은 10년 관세 철폐 대상이다.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한국산 의류 가격도 낮아진다.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품목은 남성 바지·셔츠·정장과 여성 정장·블라우스·코트 등. 현지에 생산 공장을 둔 이랜드, 패션그룹형지 등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
다만 농수산물 시장은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측은 베트남산 실뱀장어, 치어 등에 대해 FTA 즉시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망고, 파인애플, 두리안 등 베트남산 열대과일은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사실상 전체 농수산물 중 76.8%가 10년 내 문이 열린다. 한·중 FTA 당시 중국산 농수산물의 10년 내 개방률이 31.3%였던 것과 비교하면 폭이 훨씬 넓어진 셈이다. 논란이 컸던 쌀은 제외됐지만 한·중 FTA보다 더 많은 농산물이 개방된 만큼 국내 농수산업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베트남산 열대과일 수입이 급증하면 국산 과일 수요가 줄어들 수 있는 만큼 피해 보전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000㏄ 이상’ 못 박아 승용차 수출 한계
베트남산 열대과일 수입 대폭 늘어날 듯
우리나라가 직물, 여성 정장 등 의류 관세를 즉시 철폐하는 데 반해 베트남은 즉시 철폐 항목이 전혀 없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승용차 수출 개방 기준이 3000㏄ 이상으로 한정된 것에 대해서도 고개를 갸웃하는 이가 많다. 김학도 산업통상자원부 FTA정책관은 논란을 의식한 듯 “베트남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싶어 했다. 단기적으로 실익이 크지 않지만 중·장기적 측면에서 유리한 협정”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한·호주 FTA가 지난 12월 12일 공식 발효되면서 호주산 냉동 쇠고기에 붙는 관세가 2.7%포인트 낮아진다. 내년에는 호주산 냉동 쇠고기에 붙는 관세가 추가로 2.7%포인트 인하되는 등 향후 15년간 40%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이에 따라 한국 수입 쇠고기 시장을 두고 호주산과 미국산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호주산 와인도 15% 관세가 사라진다.
MK증권 : 201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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