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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문 베트남서는 한국 금융을 ‘쌀’보다 못한 취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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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안주 습관이 해외서 경쟁력 떨어뜨려


“베트남은 대한민국 금융산업에서 더는 배울 게 없다고 봐요.” 시중은행 글로벌담당 A 부행장은 달라진 베트남 금융시장의 반응을 피부로 느껴진다.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의 개발도상국 경험을 살려 금융노하우를 전수해달라고 했었는데 지금은 전혀 아니다”라면서 “요즘에는 일본은행을 배우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베트남은 ′포스트 차이나(post china)′로 주목 받으며 우리나라 은행들이 가장 활발하게 진출했다. 앞선 경제개발 금융 경험을 살릴 수 있는 데다 삼성, 포스코 같은 대기업도 많이 진출해 있어, 현지에서 성공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충족됐다고 자신했다. 신한은행이 현지 법인을 설치하는 등 하나은행 등 10여개 은행의 지점 7곳과 사무소 8개가 있다. 


현지에서는 우리나라 농업이 더 높은 대접을 받으며 베트남 부유층 사이에서는 최근 한국산 쌀이 비싸게 팔린다. 호찌민시(市) 7구(區) 푸미흥 신도시의 식료품점을 보면, 쌀 1kg당 판매 가격이 베트남산은 1만~2만동인데 한국산은 5만~20만동으로 최고 10배가량 비싸게 팔리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 관계자는 “우리나라 쌀이 가격이 높아도 제조, 원산지, 유통기한, 품질 등에서 현지인의 신뢰를 얻은 효과”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영업 형태를 봐도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상대로 한 대출에 그친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 1년간 총자산이 13억9700만달러에서 18억7300만달러, 대출금은 6억8100만달러에서 8억5900만달러로 늘어나 성장세인 듯하지만,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현지에 사업을 확장하면서 금융수요가 늘어난 덕이 크다. 삼성전자가 타이응웬에 20억달러를 투자해 제2휴대폰 생산공장을 지었고 LG전자는 하이퐁 지역에 생산기지를 2028년까지 15억달러를 들여 이전키로 했다.


국내 농업은 현지화를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했지만, 금융산업은 편한 예대마진 장사 습관을 현지에서도 버리지 못한 결과다.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자산의 부동산 자산 비중이 70%를 넘는 상황에서 금융업이 발전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내놓은 2014년 경쟁력 보고서에서 금융분야는 우리나라가 80위, 베트남은 90위로 비슷한 위치다. 홍콩, 싱가포르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고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영국, 일본 등이 상위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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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치폐해+보신주의 결합해 안방장사에 길들여져


금융업이 이처럼 경쟁력이 뒤쳐진 데는 관치(官治)의 폐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정부의 정책방향이 나올 때마다 화답해줘야 하고 낙하산 자리도 챙겨줘야 하니, 눈치보기와 보신주의가 팽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안심전환대출과 같은 정부발(發) 위험이 대표적이다. 고객이 금리 2%대 주택대출로 갈아타도록 하기 위해, 은행은 대출채권 40조원어치를 토해내야 했다. 재원은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으로 마련하면서도, 은행들이 1년간 보유토록 했다. 은행은 이자 받던 대출채권을 주택금융공사에 넘기고, 투자수익률이 낮은 MBS는 강제로 떠안으면서 이중으로 손실을 입게 됐다. 그 손실액은 최소 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당국이 은행권 수익악화의 주범으로 지목한 수수료 인하도, 당국이 만든 작품이다. MB정권 내내 은행을 탐욕의 화신으로 몰아가며 거의 모든 은행 수수료를 폐지했다. 은행의 수익 중 비이자이익 비중은 2010년 17%에서 2012년 9%로 급감했다.


금융노조는 “금융당국의 강압에 못 이겨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막대한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 살림을 대신하는데 안정된 수익성 예측이 어려워지고 결국 해외진출과 같은 장기전략을 진행하기 어려워진다”고 비판했다. 


최근 금융당국도 규제개혁과 해외진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지만, 갈 길이 너무 멀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 201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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