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중국, 베트남·미국 관계증진 움직임에 ‘긴장’
최근 남중국해 일부 도서를 놓고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을 빚는 중국이 베트남과 미국의 관계 증진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NBC 방송은 12일 베트남 최고 지도자 응웬 푸 쫑 서기장이 금주 중국을 방문해 따뜻한 영접을 받았으나 화려한 의전에도 베트남의 대미관계 증진 행보에 따른 양국 간의 긴장마저 가릴 수는 없었다고 전했다.
양국 관계는 작년 여름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도서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 부근 해역에 원유 시추 장비를 반입, 설치하고 이에 베트남 곳곳에서 엄청난 반중시위를 촉발하면서 급속 악화됐다.
당시 중국의 시추설비는 수개월 후 철수하긴 했지만 이를 둘러싼 양국의 대립은 물러설 수 없는 영유권 분쟁의 실상과 중국의 공세적인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상징적인 사례로 받아들여졌다.
관측통들은 중국의 공세적 행보가 분쟁 상대 베트남에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도록 하는 역효과만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칼 세이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는 베트남 일간 탕니엔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압력을 가한다면 베트남은 미국과 관계 강화에 나설 것"이라며 "베트남은 이해관계가 일치할 때에 중국과 협력하고 자국 이익이 침해받을 경우 이에 대항하는 정책을 구사해왔다"고 상기시켰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는 최근 쫑 베트남 서기장과 첫 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에서의 해양 분쟁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양측의 분쟁을 에둘러 언급했다.
아울러 양국의 전통적 유대를 강조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패러다임과 새로운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은 양국의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지 않는다는 입장을 천명하면서도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의 근거로 내세우는 '남해구단선(南海九段線)'에 반대한다며 베트남을 두둔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은 한 발 더 나아가 베트남에 고속 초계정 5척을 제공, 중국을 자극했다.
중국은 미국의 이런 행보에 대해 우려를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올해 열릴 쫑 베트남 서기장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베트남이 미국으로 기울어질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중국-베트남 관계에 아무 것도 끼어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신화통신은 그러면서 쫑 서기장의 이번 반중이 베트남과 미국간의 관계 증진을 훼손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관측통들은 베트남이 미국, 중국 등 양대 강대국과의 관계를 적절히 유지하지 않으면 적잖은 어려움을 맞을 수 있다며 베트남의 외교역량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올들어 베트남을 찾은 중국 관광객이 무려 40% 감소해 지난해 중국의 분쟁도서 원유시추와 이에 따른 반중 시위 사태의 파장이 가시지 않았음을 실감케 했다.
아울러 국경을 맞댄 최대 교역 상대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면 중국의 투자 유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베트남으로서는 우려스런 부분이다.
그러나 부담스럽기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의 한 해양 안보 전문가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베트남과 미국이 군사적 동맹관계를 형성하면 중국의 국익에 심각한 타격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연합뉴스 : 2015-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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