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엘니뇨에 동남아 몸살…가뭄·흉작에 유혈사태까지
사상 최악으로 불리는 엘니뇨가 몰고 온 극심한 가뭄 때문에 동남아시아가 겪는 몸살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동남아에서는 60년 만에 최악의 물 부족 때문에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유혈사태까지 불거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산불로 동남아 전역에 스모그가 발생했고, 베트남과 태국의 쌀 부족 현상 탓에 세계 쌀 가격이 무려 16%나 치솟았다.
지난달 필리핀에서는 가뭄으로 농사를 망치고서 지방 정부에 비축한 쌀을 방출하라고 요구하는 시위에 참여한 농민 3명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태국 저수지[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베트남에서는 메콩강 수위가 급격히 내려가 바닷물이 내륙으로 59.5㎞가량 밀려들어 오는 자연재해가 발생했다.
메콩강의 물은 베트남 남부 삼각주 지역에서 쌀을 재배하는 데 사용된다.
다급해진 베트남은 중국 쪽에 있는 메콩강 댐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중국에 요청했으며 중국은 이에 두 차례 응했다.
중국이 메콩강 상류 댐 수문을 열어 어느 정도 숨통은 트였지만 앞으로 메콩강 수자원 관리를 체계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국제환경단체 인터내셔널 리버스의 삐얀폰 디떼 연구원은 메콩강에 대해 "미래에 일어날 갈등을 막기에는 국경을 넘나드는 관리가 부족하다"며 "여러 나라가 공유하는 강에 대한 지역적인 해법과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국과 라오스 접경 지역에 있는 파야 멩그라이 평야에는 중국계 투자 회사인 홍타 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바나나 농장을 둘러싸고 갈등이 빚어졌다.
가뭄이 심각해지면서 바나나 농장이 인근 개울에서 물을 끌어가자 지역 주민이 크게 반발했다.
정부는 대규모 기업형 농장이 지역에 일자리와 수익을 창출하지만 주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농장이 물을 끌어가지 못하도록 부랴부랴 중재했다.
엘니뇨는 태평양 주변국에 극단적인 기상을 유발하는 해수 온난화 현상으로 올해는 그 정도가 심해 가뭄이 아프리카까지 확산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캄보디아 농민이 연못에서 물을 퍼 나르는 모습[AP=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201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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