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남중국해 갈등·북핵에 격화되는 아시아 군비경쟁
3일부터 열리는 '샹그릴라 대화' 주목
중국,미국,일본에 이어 베트남도 군비확대 박차
첨예한 군비 증강 경쟁이 아시아 지역 국가들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 인근 국가들 간 벌어지고 있는 남중국해의 영유권 갈등이 아시아 국가들의 군사력 증강을 유발시키고 있다.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개발 또한 이 지역의 군비경쟁을 촉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는 3일부터 5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제15차 아시아 안보회의(Asia Security Summit, 일명 샹그릴라 대화)가 열린다. 블룸버그통신의 3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번 샹그릴라 대화는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갈등과 이로 인해 촉발되고 있는 군비확산 경쟁을 주 의제로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북핵 대응 등 한반도 안보상황, 지구촌 테러리즘 대책, 사이버 전쟁 등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샹그릴라 대화 첫날 기조연설은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하게 된다.
샹그릴라 대화는 2002년부터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주관으로 매년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다.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과 미국, 유럽 주요국의 국방장관 등 전 세계 주요 안보 관계자들이 참가하는 다자 안보회의다.
이번 샹그릴라 대화의 주 의제는 다른 무엇보다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고조 문제다.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군도(난사군도, 南沙群島)의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기 위해 7개의 인공섬을 건설한 뒤 전투기 배치와 고성능 레이더 설치 등 군사력을 대대적으로 증강하는 조처를 취하고 있다.
◇ 중국, 자체 건조 항모 등 대대적인 군비 증강.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최근 위성사진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중국은 스트래틀리군도에 레이더 탑과 포대, 벙커, 헬리콥터 이‧착륙장, 부두 등 군사시설을 대거 설치하고 있다.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군사적 팽창 문제를 다루기 위해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을 한다. 카터 장관의 전임자인 척 헤이글 전 미 국방장관(2013년 2월~ 2015년 1월)은 2년 전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해 중국 대표와 가시 돋친 설전을 벌이기도 했었다.
중국의 군사력 팽창은 주변국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의 군수산업은 날로 첨단화되고 있다. 핵무기와 잠수함 발사 미사일, 구축함, 초계함 등 각종 첨단 무기들을 생산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중국의 해군력 증강은 인근 국가 중 가장 큰 규모로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 해군은 현재 5만5000t급 항공모함 랴오닝(遼寧號)함을 보유하고 있다. 랴오닝함은 옛 소련 항모 바랴크를 개조한 것이다. 중국은 지금 첫 자국산 항공모함(001A형 항모) 2호와 3호를 건조 중이다.
지난 5월 10일 미국의 군사 안보 전문매체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TNI)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항공모함 4척을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중국은 앞으로 4년 안에 항공모함 4척 이외에도 루양 III급 이지스 구축함과 055형 순양함, 유자오급 대형 상륙함(LPD), 핵 탄도미사일 발사 전략잠수함(SSBN) 등 첨단 전함 351척을 보유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 미국, 남중국해에 항모 존 C 스테니스 파견
미국 역시 중국의 팽창에 대응해 아시아에서의 군사력을 증강시키고 있다. 미국은 핵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와 미사일 구축함 윌리엄 P 로런스 호를 남중국해에 파견했다. 항모 스테니스는 75대의 전투기를 탑재하고 있다. 전투기마다 미사일 4기를 장착할 수 있어 순식간에 남중국해 전역을 공격할 수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보도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은 오는 2046년까지 30년 동안 292척의 함정을 건조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이는 당초 '거대 해군'(larger navy) 건설을 목표로 한 305척 건조 계획을 일부 축소한 내용이다.
◇ 중국 해경, 해군 못지않은 화력 갖춰.
아시아 지역의 군비경쟁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분야는 해안경비대이다. 특히 중국 해경은 해군을 방불케 하는 군사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31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의 최근 보도를 인용해 중국 해양경찰이 배수량 1만2000톤t급 초대형 순시선 ‘3901호’의 건조를 거의 끝마쳤으며, 이를 남중국해에 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3901호는 76밀리 속사포와 보조포 2문, 방공 기관포 2문 등 중무장을 갖추고 있다.
중국 해경의 3901호는 이미 활동을 하고 있는 1만t급 순시선 2901호와 더불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등에서 중국의 해상 무력에 막강한 힘을 더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징 2901호는 중국이 처음 건조한 순시선으로 구경 76㎜ 기관포 1문과 구경 30㎜ 기관포 2문을 탑재하고 있다.
중국 해경의 3901호와 2901호는 웬만한 미 군함보다 규모가 크다. 남중국해 순시 임무를 맡고 있는 미 해군의 알레이버크 급 미사일구축함인 USS라센 호는 9700t급이다.
◇ 베트남, 남중국해 영유권 대책으로 군비 대폭 증강.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자 중 하나인 베트남은 중국에 맞서 군비를 대폭 증강하고 있다. CNN머니가 지난 5월 24일 영국 안보분석기관인 IHS제인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베트남은 올해 50억 달러인 연간 국방비 지출액을 2020년까지 62억 달러(7조3706억 원)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베트남의 군비 지출 규모는 베트남 정부 총 지출의 8%에 해당하는 44억 달러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3~25일 사흘간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에 대한 살상무기 엠바고(수출금지) 조치를 전면 해제함으로써 베트남 국방력 강화의 길을 터주었다. IHS제인은 베트남의 방위장비 구매 예산이 올해 16억 달러에 이어 2020년 2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 일본정부 방위예산 4년 연속 증액
일본 역시 4년 연속으로 방위예산을 증액해 중국 견제 등을 위한 군사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센카쿠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문제를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일본은 센카쿠제도를 실효지배하고 있지만 중국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말 2016 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방위예산안을 2015년보다 1.5% 증액한 5조541억 엔으로 책정했다. 일본 방위예산이 4년 연속 증액됐을 뿐 아니라 처음으로 5조 엔을 돌파했다.
일본 방위 예산에는 스텔스 전투기 F35와 신형 공중 급유기 KC46A, 신형 조기 경보기 E2D, 수직 이착륙 수송기 오스프리 등 최신예 장비 도입 비용이 반영됐다.
일본 정부는 2018년도까지 동중국해 센카쿠제도에 인접한 미야코지마(宮古島)에 700~800명, 오마미오시마(奄美大島)에 550명의 경비부대와 미사일 부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뉴시스 : 201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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