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LG이노텍, 애플 물량 따내려 베트남 간다
하이퐁에 듀얼카메라 모듈 공장 신설…내년 아이폰8용 생산
애플서 베트남 진출 요구…인건비 한국의 20% 수준
부품 공급가 낮출 수 있어 …80만㎡ 종합가전단지 조성
LG이노텍이 베트남에 생산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스마트폰 제조사인 애플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이 공장에서는 내년에 나올 아이폰8에 들어갈 카메라 모듈을 생산할 예정이다.
12일 업계 및 베트남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최근 베트남 하이퐁에 생산시설을 짓기로 결정했다. 현지 관계자는 “이미 의사결정은 끝났고 착공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LG이노텍이 애플의 요청을 받아들인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내년 하반기에 나올 아이폰8에 들어갈 듀얼카메라(사진)를 LG이노텍에서 공급받는 조건으로 베트남 공장 신설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애플은 아이폰에 들어갈 부품을 베트남에서 생산하면 부품을 더 싸게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겨냥해 이같이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메라 모듈은 스마트폰 부품 중에서도 사람이 직접 손으로 작업해야 하는 조립 공정이 많아 인건비 비중이 높은 편에 속한다. 베트남의 인건비는 한국의 20% 수준이다.
애플에 대한 주요 부품 공급자로서의 위치를 다진다는 점에서 LG이노텍도 얻는 것이 많다.
LG이노텍은 올해 9월 생산할 예정인 아이폰7에 들어갈 듀얼카메라 모듈의 유일한 공급자로 선정돼 있다. 일본 전자업체 샤프 등 경쟁 업체들이 듀얼카메라 모듈 진출을 노리는 가운데 애플의 차차기 스마트폰에 들어갈 부품 공급까지 확정지을 수 있다. 관계사인 LG전자의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해 LG이노텍 실적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듀얼카메라는 스마트폰 뒷면에 내장한 카메라가 2개로 늘어난 카메라 모듈을 말한다. 각각의 카메라가 다른 부분을 촬영해 이를 하나의 이미지로 합성하기 때문에 기존 스마트폰 카메라로는 불가능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LG이노텍까지 생산시설을 짓기로 하면서 베트남 북부의 항구도시 하이퐁은 LG그룹의 글로벌 생산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LG전자는 2013년부터 15년 계획으로 하이퐁 80만㎡ 부지에 종합가전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베트남 다른 지역은 물론 태국 등에 있는 TV와 세탁기, 휴대폰 생산라인도 이곳으로 옮기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올해 4월 여기에 1억달러를 투자해 내년 하반기부터 모듈을 생산하기로 했다.
베트남은 중국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데다 9100만명의 인구 중 절반 이상이 30대 이하로 노동력이 젊어 중국을 대체할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가별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에서 한국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한국 기업의 진출이 크게 늘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삼성 계열사들도 베트남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베트남 공장 신설로 다른 지역 생산시설이 이전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LG이노텍은 국내에 경기 파주 오산, 경북 구미, 광주, 충북 청주 등 5곳에 공장이 있다. 해외에는 중국 인도네시아 폴란드 등 4개국에 5개 생산법인이 있다. 듀얼카메라 모듈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은 국내에서 주로 생산하고 있다.
한국경제 : 2016-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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