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경북 ‘고령’의 비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그리고 진상 규명을 위한 청문회 와중에 경북 고령(高靈) 인맥이 갑자기 등장했다. 국회 청문회 위증 공모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과 최순실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가족회사 정강의 이정국 전무이사 등 3명의 연결고리가 ‘고령군향우회’로 드러나면서다.
여기에 우 전 수석 장인 고(故) 이상달 전 정강중기 회장, 김병준 전 국무총리 내정자 역시 고령 출신으로 알려지면서 고령 인맥이 관심의 초점으로 떠올랐다. 박근혜 대통령의 본관 역시 고령이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 우 전 수석 모두 ‘고령’을 연결고리로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셈이다.
논란에 불을 댕긴 건 이 의원과 이 변호사가 2013년 고령향우회 모임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이다. 이 의원은 태블릿PC의 주인을 최순실이 아닌 고영태로 몰아가는 듯한 답변을 일부 증인과 사전 모의했다는 의혹을 샀다. 태블릿PC는 박 대통령의 국정기밀 유출 의혹을 규명할 핵심 증거다. 이런 와중에 이 의원이 최씨 변호인과 함께 있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접점 일부가 드러났다. 이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 향우회에서 출향 인사를 만나는 것은 지역구 국회의원의 극히 자연스러운 정치활동”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사진을 공개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을 향해 “정치공작이 도를 넘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전 수석 주변에도 고령 출신들이 포진해 있다. 우 전 수석 장인인 이 전 회장은 10년 넘게 고령향우회장을 지냈다. 이때 부회장을 했던 인사가 이 변호사다. 우 전 수석이 전날 국회 청문회에 참석했을 때 동행한 이 전무 역시 고령향우회 멤버다. 이 전무는 우 전 수석 처의 5촌 당숙으로 이 의원의 선거운동 때 도움을 줬다는 얘기도 있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후 박 대통령이 거국중립내각 총리로 내정했던 김 전 총리 후보자는 이 전 회장 추모식에 참석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곤욕을 치렀다. 김 전 후보자는 2013년 6월 경기도 기흥컨트리클럽 청원별장 별채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해 “회장님의 기개를 잊을 수 없다”고 말한 사실이 지역 언론에 보도됐다.
최순실씨 조카 장승호씨 후견인으로 지목됐던 전대주 전 베트남 대사 역시 고령향우회 출신으로 알려졌다. 고령향우회 인터넷 카페엔 2013년 5월 ‘쌍림면 출신 전대주 향우님께서 박근혜정부 베트남 대사로 임명됐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전 전 대사는 2013년 6월부터 올 4월까지 베트남 대사를 지냈다. 그는 지난 7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장씨의 후견인 역할을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절대 그런 일 없다”고 부인했다.
박 대통령은 고령 박씨 후손이다. 고령 박씨 종친회의 역사는 195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역 언론 등에 따르면 박정희 전 대통령은 종친회가 처음 결성됐을 때부터 고문으로 추대돼 1979년 사망할 때까지 고문을 지냈다고 한다.
국민일보 : 2016-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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