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OLED 아이폰에 한국산 FPCB 독식…삼성전기, 공급 확정

삼성전기·인터플렉스 등 수주 확정 짓고 증설투자 잇따라

애플이 새해에 출시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아이폰에 한국산 디스플레이 연성회로기판(FPCB)을 전량 사용한다. 애플 수주가 확정된 국내 기업은 FPCB 증설에 착수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베트남 FPCB 공장 증설 투자를 결정했다. 규모는 1000억원 이상으로 전해졌다.

증설 투자는 애플용 경연성(RF) PCB 생산이 목적이다. 애플은 아이폰 출시 10주년이 되는 내년에 처음으로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다. OLED에 사용되는 RF PCB를 한국 기업으로부터 조달한다.

FPCB의 일종인 RF PCB는 단단한 `경성(Rigid)`과 구부러지는 `연성(Flexible)`이 하나로 결합된 PCB다. 메인기판과 연결돼 디스플레이가 원활히 작동하게 한다.

삼성전기에 앞서 인터플렉스와 비에이치도 애플 납품을 결정했다. 인터플렉스와 비에이치는 이미 증설을 시작했다. 인터플렉스와 비에이치에 이어 삼성전기까지 확정함으로써 애플의 OLED 디스플레이용 FPCB는 국내 3사가 전량 수주했다.애플은 올해 초 차기 아이폰에 OLED 디스플레이 적용을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와 공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후속 작업으로 OLED에 들어갈 FPCB 공급 업체를 찾았다.

다수 업체가 리스트에 올랐지만 OLED용 제품을 양산할 수 있는 기술 평가에서 국내 기업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패널 공급을 맡으면서 우리나라 기업이 수혜를 봤다는 분석이다.

인터플렉스, 비에이치, 삼성전기는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용 OLED 시장 개척에 동행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OLED 상용화에 뛰어들고 생태계를 구축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아이폰용 FPCB는 주로 일본과 대만 업체가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FPCB 산업은 이번 애플 공급으로 성장 기회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 수요 부진에 공급 과잉이 겹치면서 국내 업계는 지난 2~3년 동안 구조조정에 시달렸다. 그러나 애플이라는 거대 수요처가 새롭게 생기면서 부활을 꿈꿀 수 있게 됐다.

애플 OLED 아이폰 물량은 내년에 6000만~7000만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을 출시부터 연말까지 물량이다. 애플이 내년에는 OLED를 1개 모델에만 채택하지만 적용 모델 수를 늘려 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FPCB 수요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짙다. 애플 아이폰은 전체 모델을 합쳐 한 해 약 2억대 판매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한국 FPCB 선정은 호재”라고 평가했다.

인터플렉스, 비에이치, 삼성전기는 각사 베트남 공장에서 FPCB를 만들어 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베트남 박닌성에 OLED 모듈 제조 공장을 두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FPCB를 OLED 패널과 결합해 하나의 디스플레이 모듈로 만들고, 이를 애플 쪽에 공급한다.

전자신문 : 2016-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