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제2 전진기지’ 베트남 투자 갈수록 확대하는 삼성·LG
양질의 노동력에 높은 성장잠재력 등에 포스트 차이나로서의 매력 갈수록 커져
삼성·LG, '제2의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현지 투자 계속 강화
삼성과 LG가 '제2의 전진기지'로 삼고있는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각종 규제강화와 고비용 구조를 보이고 있는 중국 비중을 낮춰 양질의 노동력을 바탕으로 성장 잠재력이 상당한 베트남을 지렛대로 활용하는 전략을 적극 펼치고 있는 것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LG는 베트남 정부의 활발한 외자유치 정책 등을 기반으로 현지 투자를 강화해왔는데 최근들어 그 규모 등을 확대하는 추세다. 특히 삼성은 글로벌 휴대폰 생산물량의 50%가량을 만들고 있는 베트남에서는 이미 국가적 기업으로 대우받고 있는 상황이다.
베트남은 9500만명이 넘는 인구에 중국 대비 3분의 1 정도로 낮은 인건비 등 양질의 노동력을 자랑한다. 특히 인구 절반이 30대 이하의 젊은층이다.
삼성은 디스플레이 공장 증설을 위해 한화로 2조8400억원(25억 달러)을 투자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베트남 호치민의 사이공하이테크파크에 2020년까지 소비자가전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데 5억6000만 달러(636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작년 초부터는 하노이에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연구·개발(R&D)센터도 짓고 있다. 총 투자 비용은 3억 달러다. 현재 삼성전자는 하노이에 외부 건물을 임대해 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4년 베트남 북부 박닌성에 있는 휴대폰 공장 잔여부지에 생산 시설을 세우고 2015년부터 가동, 모바일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생산,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에 공급해왔다.
지금까지 삼성그룹의 베트남 투자 규모는 지난 2008년부터 10년간 총 173억달러, 한화로 19조6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2015년 디스플레이 생산시설 증설을 위해 40억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지속되는 투자에 베트남 현지에서도 삼성전자의 인기는 높다. 이미 TV와 휴대폰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작년에는 베트남 공대생들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기업 평가 리스트 보고서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베트남 평가조사전문기관 '베트남 리포트'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삼성은 '2017년 번영하는 베트남 기업 톱500'에서 2위를 차지했다. 10위 내에 이름을 올린 외국기업은 삼성과 혼다 두 곳에 불과하다.
이에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은 올해까지 현지에서의 고용 인력을 현재 13만7000명 수준에서 15만명으로 확대하고 매출을 500억 달러(약 56조805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작년 말 대비 고용은 9.4%, 매출은 25% 증가한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휴대폰 생산의 50%가량을 베트남에서 만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요도가 매우 높은 핵심 생산기지로 볼 수 있다. 베트남은 중국보다 낮은 임금으로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곳이다.
북부 지역인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 삼성 생산공장에서 근무하는 베트남 현지 인력은 지난 4월 기준으로 10만7000여명 수준이다. 여기에서 만들어지는 휴대폰은 삼성이 전 세계로 수출하는 물량의 40~50%에 달한다.
LG전자 하이퐁캠퍼스 준공식 사진환영사
LG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계열사들이 베트남 시장에 본격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
지난 4월 베트남 하이퐁시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모듈 조립 공장을 설립한 LG디스플레이는 본격적인 가동 준비에 들어갔다. 내부 장비를 반입하고 있는 등 하반기부터는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가 베트남 OLED 공장에 투자하는 액수는 총 1조원 수준이다. 그동안 국내 파주와 구미 공장에서만 OLED 패널과 모듈을 생산해왔지만 O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어 베트남을 새로운 허브로 만들고 있는 셈이다.
LG전자도 지난 2015년 하이퐁시에 공장을 건설, 휴대폰, 세탁기, 청소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부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 곳에서 나오는 물량은 베트남 내수공급 및 원가경쟁력을 앞세워 아시아는 물론 글로벌 시장으로 수출된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하이퐁 공장이 큰 생산거점이 될 것"이라며 "당분간은 IVI가 메인이고 세탁기, TV, 청소기 등을 서브 품목으로 생산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2028년까지 '하이퐁 캠퍼스' 내에 생산라인을 지속적으로 신설, 증축해 생산능력을 강화하는 등 총 15억 달러를 투입할 방침이다.
특히 LG전자는 하이퐁 지역에 있는 직업학교들을 지원 사격하며 우수인재 육성을 직접 챙기고 있다. LG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것은 물론, 현지에서 육성되는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LG이노텍은 2600억원 규모의 베트남 공장을 올해 4분기까지 설립, 카메라모듈 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LG이노텍은 베트남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기술경쟁뿐만 아니라 원가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트 차이나 수준으로 부상하고 있는 베트남은 지리적인 요인 등 다양한 장점이 많아 해외기업들이 많이 진출하고 있다"며 "특히 국내 기업의 경우 베트남에서 호감도가 높아 현지에서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 등 선순환 체제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 2017-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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