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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문 ‘트럼프 비상령’ 베트남 진출 가방업계, 對美 삼각무역 ‘흔들’

비나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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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산 가방, 미국 수출 시 ‘무관세 혜택’ 대상서 제외
현지 진출 및 원부자재 공급 中企, ‘전방위 타격’ 불가피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마련한 우리 가방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 생산되는 가방류를 ‘무관세 수입’ 키로 최근 결정한 가운데, 베트남은 관세혜택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현지 진출 중소기업의 가격경쟁력 저하와 대미(對美) 수출감소가 우려되는 지점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생산시설 이전을 검토하는 등 대안책 마련에 나섰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일반특혜관세제도(GSP) 지정 국가에서 수입되는 가방류에 관세혜택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GSP는 개발도상국의 수출 확대 및 공업화 촉진을 위해 선진국이 현지 생산품에 무관세 혹은 저관세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다. 미국은 현재 동남아 10개국 중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스리랑카 등 5개국에만 GSP 수혜국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 

그 결과 이달 1일부터 GSP 5개국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가방류의 가격은 대폭 낮아졌다. 반면,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가방류는 여전히 5~25%의 관세를 내고있다. 미국 시장에서 ‘메이드 인 베트남(MADE IN VIETNAM)’ 가방의 가격경쟁력이 대폭 하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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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베트남이 우리 가방업계의 핵심 ‘대미 삼각무역 기지’라는 점이다. 베트남 관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현지로 수입된 섬유·가죽 등 가방류 원부자재 규모는 약 50억달러(5조 6000억원)어치에 이른다. 이 중 16%인 8억달러(9000억원)어치의 원부자재를 우리나라가 공급했다. 같은 기간 베트남의 가방류 수출액은 약 32억달러(3조 6000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42%(약 13억달러, 1조 5000억원)가 미국으로 팔려나갔다.


이번 조치로 베트남 생산 가방류의 대미 수출량이 급감하면, 현지에 진출한 완제품 생산 중소기업뿐 아니라 국내 원부자재 공급 중소기업까지 함께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큰 셈이다. 트럼프 발(發) ‘삭풍’에 의한 우리 가방 생태계의 초토화다. 딥탄끼엣 베트남 가죽신발핸드백협회 부회장은 “인도네시아, 필리핀산 가방이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주요 고객의 주문이 GSP 5개국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지 진출 업계는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베트남에 3개 공장을 운영하며 백팩·여행가방·스포츠용 가방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A사는 최근 생산시설 이전 검토에 착수했다. A사 관계자는 “제품 생산라인을 에티오피아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에티오피아 생산품은 GSP 혜택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인건비도 베트남의 절반 수준(60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결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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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핸드백·지갑 등을 생산해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수출하는 캐리맥스통상 사이공 법인 측 역시 “대미 수출 비중이 크지 않아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미국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우려감을 드러냈다. 이 외에도 베트남에는 시몬느, 풍국산업, 가나안 등 다수의 국내 중소기업이 생산시설을 운영 중이다. 향후 이들 업체의 대응이 본격화하면 세계 가방생산 지도의 형태가 바뀔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이 뒤늦게라도 베트남에 GSP 수혜국 지위를 줄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결국, 관세혜택을 볼 수 있는 EU 등지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한편, 제품 경쟁력 확보·원가구조 개선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이 이번에 ‘GSP 5개국 무관세’를 선언한 가방류에는 가죽 소재뿐 아니라 플라스틱·방직용 섬유재료로 만든 제품도 모두 포함된다. 세부 상품분류 코드는 28개에 이른다.

헤럴드경제 : 2017-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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