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베트남 국영 조선사 ‘비나신’ 디폴트 선언
공기업 부실 금융권 확산 우려
S&P 등 국가 신용등급 하향
파산 위기설이 돌던 베트남의 국영 조선업체인 비나신이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비나신이 해외 컨소시엄으로부터 빌린 자금을 갚지 못한 채 이자만 지불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비나신은 20일 대출금 6억 달러 중 1차분인 6000만 달러의 상환 기일을 맞았으나 이를 갚지 못했고, 이후 3일간의 유예기간에도 채무를 상환하는 실패했다. 대신 비나신은 채권단에 680만 달러의 이자를 송금했고, 내년 1월 둘째 주 하노이에서 채무상환 일정을 협의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나신은 금융위기 발발 이후 선박 주문 취소가 잇따르면서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려왔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비나신에 대해 올 들어 1억2800만 달러의 긴급자금을 제공했다. 8월에는 전임 회장 등 최고 경영진이 국영기업 경영 규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비나신의 총 채무는 44억 달러로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4.5%를 차지한다. 문제는 재정 상태가 부실한 국영기업이 비나신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또 베트남 은행들의 여신 중 비나신 등 공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30~40%에 달해 이번 디폴트 사태가 금융권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잇따라 베트남의 국가 신용등급을 떨어뜨리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3일 베트남의 외화표시 국채 등급을 ‘BB’에서 ‘BB-’로 한 단계 내리고 ‘부정적’ 등급 전망도 유지했다. 무디스도 지난주 베트남의 국가신용 등급을 ‘Ba3’에서 ‘B1’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 국채의 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3.1%포인트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무디스 관계자는 “이번 비나신의 디폴트로 베트남 정부와 국영기업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빌리기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앙일보] 2010.12.25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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