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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문 [일사일언] 베트남어 발음 속 한자

비나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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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자심포지아 2017이 9월 14일부터 17일까지 서울로7017에서 열린다. 문자를 주제로 한 도심형 페스티벌이다. 예술 프로그램과 학술 행사가 함께 주최되는 장이니 한 번쯤 들러봐도 좋을 것 같다.

사무국에서 나에게 외국어 단어의 철자와 발음을 나열하고 그것을 한글로 표기하는 것에 대해 문의를 해왔다. 나는 전문가가 아니므로 마다하려 했지만 사무국은 전문성보다는 소통해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말해주어 승낙했다. 사전에 있는 발음 기호로도 발음을 표기하는 것은 충분히 어려우니 그 얘기도 맞는다. 타밀어, 아랍어 문자들을 이렇게 진지하게 들여다본 적은 처음이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나에게 가장 신선한 것은 베트남어와 한자의 관계였다. 베트남은 한자문화권이고 유교의 나라였으며 호찌민 역시 어릴 때 유교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이었다. 그런데 베트남에 가보면 한자는 정말 안 보인다. 그럼 한자의 흔적은 어디에 남아 있을까. 그건 단어의 발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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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정확한가와는 별개로 이번에 작업하면서 그 철자를 어설프게라도 읽어보면 한자음 아닌가 하는 의심 드는 것들이 있었고, 찾아보면 여지없이 한자였다. 마음은 心(심 / xīn 신 / こころ 고코로 / tâm 떰)이라는 한자로 연결되어 있었다. 물론 얼굴, 脸(liăn 리엔), 顔(かお 가오) 처럼 한·중·일과 베트남이 모두 다른 어휘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베트남어 단어들도 우리말처럼 고유어 계열과 한자어 계열이 나뉠 것이고 외국어가 들어오는 과정들이 제각각이었을 것이며 그 모든 것이 뒤섞이는 과정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한글이라는 강력한 고유 문자가 있어서 한글을 쓰고, 베트남은 프랑스 제국주의 이후 전면 로마자를 쓰게 된 차이가 있겠고. 베트남어 한자 어근을 가진 단어는 낱자별로 띄어쓰기가 되어 있다. "chân lý" 단어를 보고 "쩐 리"라고 읽다 보면 맥락상 이것이 "진리(真理)"임을 유추할 수 있다. 베트남에 가게 되면 틀려도 좋으니 소리 내어 여러 번 읽어보자. 그것이 소통의 시작이다



조선닷컴 : 2017-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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