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사랑했던 기억을 팝니다” 실패한 사랑의 기억 판매하는 베트남의 벼룩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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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에 열린 올드플레임 마켓에 전시되어 있는 연애편지. (사진출처=AFP/연합뉴스).
“연애할 때 얻은 옷과 지갑, 심지어는 치약까지 팔고 있어요.”
최근 실연한 29세의 베트남인 푹 투이 씨는 “처음 헤어지고 나서는 너무 슬퍼서 마시거나 먹을수도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흐르고 나서는 다시 자신을 일으키자고 생각했다”면서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누군가의 ‘구남친’, ‘구여친’들이 짐을 싸서 한 곳에 모인다. 그들은 이 ‘올드 플레임(Old Flames·옛 애인)’ 마켓에서 지나간 사랑의 기억이 담긴 물건들을 모아 이 곳에서 사고 팔며 사랑의 상처를 극복하고 있다.
AFP통신의 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하노이에서는 이처럼 실패한 사랑의 기억이 담긴 물품을 사고 팔 수 있는 이색 벼룩시장이 주목을 받고있다. 한 세대 전만 해도 중매 결혼이 일반적이던 베트남에서 이처럼 지나간 연애의 기억을 파는 벼룩시장은 매우 이색적인 모습이다.
이 시장을 찾은 티우 쿠이는 “나는 이곳에 오면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물건들을 보며, 한 때 아름다운 추억을 담고 있었을 물건들을 탐구하곤 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특히 소셜미디어(SNS)에 친숙한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베트남이 갈수록 세계화되고 30세 이하의 청년층이 총 인구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젊은 세대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 서양 데이트 규범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사회적 태도도 변화하고 있는 것.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에는 인터넷을 통한 만남도 포함돼 있다.
유엔인구기금의 베트남 청년 프로그램 담당 부이 만 티엔은 “많은 젊은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으로 만나 온라인으로 헤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공식 집계에 따르면 베트남에서는 결혼 연령이 갈수록 늦어지고 있으며 이혼율 또한 높아지고 있다. 올해 25세인 티엔은 “우리는 너무 일찍 자유를 포기하거나 너무 젊을 때 가족이라는 책임에 묶이지 않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결혼하기 전에 인생을 더 즐기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특별한 벼룩시장의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떠올린 창립자 딘 탕은 올드 플레임 시장의 창립 이유에 대해 “젊은이들은 나홀로 고통을 겪지 않고, 그들의 아픔을 널리 공유하면서 고통을 극복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이별로 인해 이제는 쓸데없는 도구가 되어버린 것들을 시장에 내놓기로 결심하고 이 올드 플레임 시장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베트남 하노이 거리에서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올드 플레임 벼룩시장은 지난 2월 개장한 이후 꾸준히 성장해왔다. 올드 플레임 마켓 주최 측은 내년에는 베트남의 경제 중심지인 호치민 시에서도 같은 콘셉트의 시장을 열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아시아투데이 : 2017-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