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지원만 하면 끝?…기상청, 베트남 ODA사업 37억 ‘허공’
지원만 하면 끝?…기상청, 베트남 ODA사업 37억 '허공'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18.10.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상청이 37억원을 투입한 베트남 공적개발원조(ODA) 사업(홍수 예·통보시스템)이 사후관리 미비로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향후 한국 기상시스템 수출의 통로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사업이 낭비로 끝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약 3억원이 소요된 라오스 천리안위성 사업도 방치됐다.
1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상청으로부터 받은 '공적개발원조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기상재해감시시스템 현대화 사업과 라오스 천리안위성 수신 시스템 구축 사업 등에 대한 사후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는 기상청이 지난 2012년부터 라오스와 베트남, 미얀마,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시행한 ODA 사업의 일환으로 전체 153억원7300만원을 투입했다. 기상청은 라오스에서 천리안위성 수신시스템 구축사업, 베트남·미얀마·몽골에서 기상재해감시시스템 구축사업, 우즈베키스탄에서 기후자료 복원 및 시스템 개발사업 등을 시행했다.
2014년 수행된 베트남 사업의 경우 37억900만원을 들여 홍수 예·통보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2016년 9월 관측소 정비 당시 소프트웨어상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현재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베트남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소프트웨어 기본교육은 이뤄졌지만 이에 대한 기술습득 부족으로 문제발생시 원인파악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에는 소홀했다는 얘기다.
총 사업이 2억9700만원 소요된 라오스 천리안 위성 수신시스템 구축 사업은 세계기상기구(WMO)를 통해 신탁기금사업으로 수행되며 계획보다 2년 늦어지는 등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이후 수신시스템 패널 문제로 6개월간 방치돼 자료가 활용되지 못했다. 3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실질적인 효용을 보지 못하고 방치된 것이다.
반면 유사한 ODA사업인 일본의 히와마리 8호 위성 시스템 구축 사업은 2주간의 사용자 연수가 있었고 활용도가 높아 라오스 기상청이 히와마리8호 위성의 자료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ODA 사업은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을 돕는 형태의 사업이지만 개발도상국에만 도움이 되는 일은 아니다. 해당 국가의 성장을 도와 국제적 위상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성장 이후에는 도움을 준 나라의 시스템을 사용하게 돼 경제적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의 베트남 증권거래시스템 구축 지원사업은 동남아 지역 증권거래시스템 수출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국제 원조사업의 사후관리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신 의원도 ODA 사업이 국가경쟁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사후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ODA사업은 국격과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사업"이라며 "원조 후 지속적인 유지관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 2018-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