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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문 내·외국인 가격 다른 베트남 부동산의 ‘이중가격제’ 외국인 명의 아파트는 수천만원 프리미엄

비나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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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가진 한국인 투자자들이 많다. 한국 부동산 시장이 규제 여파로 주춤한 사이 대안으로 베트남을 점찍고 돈을 태우려는 수요가 상당하다. 연 6~7%가량 성장하는 베트남 부동산을 사들여 훗날 산 가격대비 훨씬 높은 가격에 처분할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팽배한 것이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지난 2015년 7월부터 외국인도 아파트를 사들일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닫아왔던 부동산 투자 빗장을 열어젖힌 것이다. 토지는 아직 외국인 개인 명의로 살 수 없지만 아파트는 신규 분양 물량의 30%에 한해 외국인이 살 수 있도록 규정을 만들었다. 예를 들면 1000가구짜리 아파트 분양에 나서면 이중 300가구는 외국인 이름으로 살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놓은 것이다. 아파트를 분양받은 외국인은 아파트를 다른 투자자에게 웃돈을 받고 넘길 수 있고, 아파트 임대를 통해 수익을 낼 수도 있다. 한국인들이 베트남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데는 크게 두 가지 변수가 있다. 첫 번째는 중국 부동산 시장이 가져온 ‘나비효과’다. 중국 베이징, 상하이를 비롯한 1선 도시 주요 아파트는 10년 내 시세가 많게는 10배 이상 상승했을 정도로 가파른 랠리를 보였다. 여기에 돈을 태워 재미를 본 투자자들이 ‘제2 중국’으로 베트남을 점찍고 잇달아 투자 물결에 동참하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 베트남에 들어온 기업과 교민 숫자가 급증하는 것을 드는 견해도 있다. 최근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한국 교민은 줄잡아 2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3~4년 전 3000~4000개로 추산되던 한국 기업 숫자는 최근 8000개를 넘어섰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수요 관점에서 베트남 부동산을 구매하려는 흐름 역시 베트남 부동산 시장을 견인하는 큰 변수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셈이다. 

 

그런데 한국인 입장에서 베트남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 때 한 가지 고민해야 할 점이 있다. 최근 웃돈이 붙은 채로 거래되는 아파트를 구매하는 게 맞느냐는 의사결정이다. 하노이, 호치민을 비롯한 베트남 대도시에 한인이 주로 몰려 사는 아파트는 매우 한정적이다. 학교 접근성, 아파트 상태와 연식, 한인 타운과의 거리, 주변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택받은 소수의 단지에 한국인이 주로 모여 살게 된다. 

 

이런 관점은 아파트에 투자할 때도 같은 방식으로 적용된다. 한국인에게 인기 있을 법한 특정 아파트 중심으로 주로 거래가 된다. 운이 좋게 분양 시점에 아파트를 구매했다면 고민할 일이 없다. 하지만 분양받은 물량을 웃돈을 넘겨받아 투자할 생각이라면 여러 가지를 따져봐야 한다. 과연 현 시점에 베트남 아파트를 웃돈 주고 매입하는 것이 맞느냐는 의사결정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외국인 투자자가 자유롭게 명의를 주고받으며 투자할 수 있는 물량은 단지 전체의 30%에 불과하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이 중 상당수를 한국인 투자자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집을 분양받은 직후 아파트에 프리미엄을 붙여 되파는 식으로 투자 수익을 내고자 한다. 실제 현지 부동산에서는 프리미엄이 붙은 매물을 거래하려는 시도가 매우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분양면적 기준 100㎡짜리 방3개 아파트가 분양가(약 1억6000만원) 대비 3000만원이 오른 1억9000만원에 매물로 나오는 식이다. 한인 타운에 가깝고 고급 자재를 쓴 것으로 알려진 몇몇 아파트는 방 3개 아파트 기준 분양가 대비 7000만~8000만원 오른 가격표를 달고 ‘팔자’ 매물이 나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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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분양 물량의 70%에 달하는 내국인 물량을 따져보면 사정이 전혀 다르다. 극히 일부 아파트에 미미한 프리미엄이 붙은 것을 제외하고는 분양가와 별 차이 없는 가격으로 수년째 시세가 유지되는 아파트가 많다. 최근 베트남 대도시에 짓는 아파트 물량이 워낙 많은 탓에 아직 미분양을 채 소화하지 못한 아파트도 상당수다. 

 

따라서 베트남에서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대다수 아파트는 ‘이중가격제’라고 봐도 무방하다. 외국인 명의로 팔 수 있는 아파트는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지만, 그렇지 않은 내국인 전용 아파트는 분양가와 별 차이 없는 시세로 거래되는 것이다. 구조와 크기가 동일한 같은 아파트 매물이 서로 다른 가격에 팔려나가는 묘한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물론 현지 부동산 전문가들은 연간 6~7%가량 성장하는 베트남 경제구조와 청년 상당수가 도시로 몰리는 베트남 인구 구조를 감안하면 현지인 대비 높은 가격에 프리미엄을 주고 아파트를 사더라도 장기적으로 충분한 시세 차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국 역시 부동산 불황기에 ‘반포 자이’ 등을 비롯한 일부 매물이 미분양 사태를 빚었지만 지금은 분양가 대비 많게는 3배 뛴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이에 대해 베트남 부동산 시장이 ‘단기 과열’ 국면에 접어들었는데, 수천만원 웃돈을 주고 매물을 매입하는 것은 지나치게 성급한 처사라는 반론이 뒤따른다. 1인당 GDP가 3000달러를 밑도는 베트남 경제 사정을 감안할 때 베트남 대도시 아파트 일부가 지나치게 높은 분양가를 책정한 측면이 있다는 얘기다. 훗날 베트남 정부가 외국인 투자물량 제한을 30%에서 40%, 50%로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경우 외국인 대상 물량에만 붙었던 프리미엄에 가해질 충격파가 만만찮다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일부 내국인 물량은 미분양 사태가 불거질 정도인데, 같은 미분양 아파트 매물을 웃돈을 주고 매입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론이 나온다. 어떤 견해가 더 설득력이 있는지는 투자자 개인이 판단해야 할 몫이지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이해는 확실히 해야 결정을 내린 후 후회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아파트를 매입하기 전에 몇 가지 더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한국의 ‘등기권리증’과 비슷한 ‘핑크북’이 나오는 아파트인지 확인해야 한다. 외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핑크북을 발급하는 아파트와 그렇지 않은 아파트가 있다. 일부 전문성이 떨어지는 중개업자들이 핑크북이 나오지 않는 아파트를 나오는 아파트라고 속여 분양받게 하는 불상사가 일어나고 있다. 

 

부동산 세금 관련 사항도 챙겨볼 필요가 있다. 아파트를 분양 받은 뒤 소유권 등기 시 분양가액에 대해 0.5%의 등록세를 내야 한다. 아파트 가격의 10%를 부가세로 내야 하고 분양가의 2%인 유지보수비도 납부해야 한다. 통상 분양가를 안내할 때 부가세와 유지보수비는 분양가에 합해 통보하는 게 일반적이다. 

 

아파트를 되팔 때 양도세는 매매가의 2%다. 한국으로 치면 거래세 개념이다. 다만 한국인 투자자가 베트남 아파트를 되팔아 번 차액을 국내에 송금할 때는 국내 세법에 따라 양도차익의 6~40%를 한국 국세청에 내야 한다. 이때 이미 베트남에서 납부한 양도세는 공제해준다. 

 
 
매일경제 : 20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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