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하노이 대우호텔 팔렸다…현지업체 하넬이 인수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상징적 건물이었던 하노이 대우호텔이 베트남 국영기업인 하넬(하노이전자)에 팔린다. 현지 대우호텔은 서울역 앞에 있던 대우빌딩과 함께 대우그룹 영욕의 역사를 대변해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1일 "대우호텔의 30% 지분을 소유한 하넬이 4월 말에 대우건설 베트남 현지법인인 `대하`가 갖고 있는 나머지 지분 70%를 모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노이 대우호텔은 1996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세계경영`의 상징물로 지은 베트남 최대 특급호텔이다. 지상 18층 규모 호텔(객실 411개)과 외국인 전용 아파트(16층ㆍ193가구), 사무실 전용 16층짜리 빌딩 등 3개 건물로 이뤄져 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세계 각국 정상들이 애용하는 호텔로도 잘 알려져 있다. 김우중 전 회장이나 각국 정상이 오면 꼭대기 층에 있는 최고급 객실 로열 스위트룸의 불이 켜진다고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초 롯데그룹에 이 호텔 지분을 팔기로 합의했지만 앞서 우선매수권을 포기한다고 했던 하넬이 지난해 7월 방침을 번복하면서 롯데 측 인수 계획은 좌절됐다.

롯데그룹은 대우호텔 맞은편에 2013년 완공을 목표로 지하 5층, 지상 65층 규모의 대규모 주상복합빌딩 `롯데센터 하노이`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롯데는 대우호텔까지 포함해 인근을 롯데타운으로 개발하려 했지만 하넬의 대우호텔 인수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하넬은 부족한 자금을 국영 석유가스공사(페트로베트남) 산하 금융 계열사인 PVFC와 20여 개 국영기업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베트남 현지 관계자는 "지난해 7월 하넬이 대우건설 보유 지분 70%에 대한 인수 작업에 나선 지 8개월 만에 소유권을 갖게 됐다"면서 "이번 인수에는 국제 행사 등에 필요한 특급호텔을 가지려는 베트남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안다"고 분석했다.

대우건설은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협의해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부채비율을 159% 이하로 낮추는 노력을 해왔다. 하노이 대우호텔 역시 비핵심 자산매각 작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하노이 대우호텔의 장부가액은 171억원으로 6800만달러(약 758억원)로 알려진 매각대금이 입금되면 대우건설은 부채비율 개선에 어느 정도 효과를 볼 것으로 보인다.

MK뉴스 : 2012-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