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 헐값으로 땅 뺏기는 베트남 농민들
허름한 옷을 입고 배고파 보이는 레반탄은 지난 2년 동안 아내와 다섯 아이들을 부양하기 위해 공사장 임시 일자리를 찾아다녔다고 했다.
아이 네 명은 학교를 그만뒀고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찾아보고 있다.
탄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았던 땅을 잃고 난 뒤로 가난하게 살고 있다”고 했다.
지난 2010년 베트남 정부는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탄의 3600제곱미터 땅을 수용했다. 보상금으로 2억 7000만 동(1530만 원)을 받은 탄의 가족은 200제곱미터의 땅을 사고 나무와 짚으로 30제곱미터짜리 집을 지었다.
탄은 “보상금이 공정 시장 가격의 반이란 걸 알았지만, 우리 농부들은 감히 당국에 불평하지 못했다”고 했다.
탄의 아내인 쩐티루우는 과거에는 소유했던 땅에서 1000킬로그램의 쌀과 1000킬로그램의 물고기를 수확해 아이들 학비를 내고 가족을 부양할 수 있었다고 했다.
현재 루우는 도속도로 공사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음료와 담배를 팔아 하루 5만 동(2700원)을 번다.
그녀는 “장사 수완이 안 좋아서 가끔 손해를 보기도 한다”며, “우리는 진짜 아주 불안한 미래를 맞고 있다”고 했다.
탄과 그의 아내는 옌바이성 민 꽌 마을에서 고속도로 사업으로 토지를 수용당한 30가구 중 한 집이다.
내년 완공 예정인 이 246킬로미터의 고속도로는 하노이와 서북부의 라오까이성, 푸토성, 빈푹성, 옌바이성을 잇는다. 포스코건설, 경남기업 등 한국의 여러 건설회사가 공사를 맡고 있다.
이 사업을 위한 부지 정리에 20제곱킬로미터가 필요했고, 3만 가구에 영향을 미쳤다.
이달 초, 빈푹성의 마을 주민들 100여 명은 고속도로 사업장에 텐트를 치고 공사하러 오는 일꾼들을 막았다. 이들은 정부 고속도로 사업으로 뺐긴 땅에 대한 보상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2009년에는 360제곱미터의 땅에 대한 보상금으로 4350만 동을 받았는데, 이웃한 하노이의 주민들은 지난 2011년 같은 넓이의 토지에 2억 3600만 동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빈푹성의 관리인 다오피롱은 하노이 주민들은 최초 보상금을 거부해 결과적으로 더 받게 된 것이라고 차이를 설명했다.
지역 평론가들은 성 정부가 정하는 땅값은 하노이와 호찌민의 중심가는 시장 가격의 10퍼센트에 불과하고, 다른 큰 도시 지역에서도 50-60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재무부 자산운영국장 팜딘끄엉은 토지 가격은 성 정부가 매년 1월 고시하고 종종 매년 증가한다고 했다. 그 결과, 토지를 수용당하게 된 주민들은 더 많은 보상금을 받기 위해 땅을 내주는 것을 미룬다.
끄엉은 토지 수용이 미뤄지면 부지 정리에 어려움이 있고, 몇 년 동안 공사를 멈추게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또 규정 가격과 시장 가격 차이로 건설 공사 때문에 강제로 이주해야 하는 마을에 토지 분쟁이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감사단의 후인퐁쩐 감사관은 지난 4년 동안, 대략 40만 명이 토지 분쟁과 관련해 정부에 민원을 넣었다고 했다.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에서는 사실상 모든 토지가 국유지만 사용권이 명확하거나 보호되지 않아 토지 분쟁은 아주 민감한 문제다.
올해 말까지 국회에서는 토지사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 초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카톨릭 뉴스 : 2012-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