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아시아의 龍’ 베트남 구제금융說 굴욕
-의회, 장기침체에 필요 제기… 정부는 “필요도 계획도 없다”
아시아에서 중국을 이을 ‘제2의 용’으로 주목받으며 높은 성장을 구가하던 베트남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설에 휩싸이고 있다.베트남 의회 경제위원회가 지난 6일 IMF 구제금융 불가피성을 주장하며 파장이 확산되자 베트남 정부는 9일 “IMF 구제금융 신청 계획이 전혀 없다”며 부인했다. 그러나 국제금융가에서는 베트남 경제 이상 징후설이 확산되며 긴급 자금수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9일 베트남 현지 언론에 따르면 레밍훙 베트남중앙은행(SBV) 부총재는 전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베트남은 IMF의 구제금융을 받을 이유가 없다”며 “베트남 정부는 IMF 측에 구제금융 지원 가능성을 타진하는 협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은행권의 부실채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MF 구제금융을 모색하고 있다는 어떠한 소문도 전혀 근거없는 것이라며 IMF의 구제금융 취지는 일시적으로 대외부채를 상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지만 베트남의 경우 무역수지 흑자가 확대되고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는 등 상당수 지표들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7일 베트남 국영매체 베트남이코노믹타임스를 인용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4%였던 베트남 경제가 2분기 4.66%로 상승하면서 3분기에는 5.5∼5.6% 성장하고 연간으로는 5.1% 성장해 다시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5.89%보다는 낮은 것이다.
일단 베트남 정부는 당장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AFP 등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경제는 최근 세계 경제 둔화와 국내 정치 불안 등의 영향으로 불안정해진 것이 사실이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베트남에 대해 “경제가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 국제수지상 불균형과 은행 부문의 취약성 등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부실자산 비율이 급증하면서 은행 부문의 취약성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IMF 구제금융을 받아야 한다고 제언한 베트남 국회 경제위는 ‘은행개혁 관련보고서’에서 은행권의 재자본화 작업에 모두 144억 달러(약 16조2518억 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문화일보 : 2012-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