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결혼문화: '올인' 그리고 '쪽박'.., 결혼식에 대하여..,
베트남에 처음 발을 들인 것이 2006년이다. 그때 초라하고 잿빛으로 뒤덮인 거리에서 유독 화려하게 울긋불긋 각종 드레스로 진열장을 가득 채운 웨딩샵들이 눈에 띄었다.
또한, 어느 시골에 가더라도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포즈를 취한 웨딩 사진을 걸어놓은 사진관과 웨딩 드레스샵을 볼 수 있었다.
눈에 보이니 자연 궁금해 질 수밖에 없어서..., 이곳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결혼식은 어떻게 하는지? 그랬더니 이곳 풍습에 따르면, 신부집에서 한번 신랑집에서 한번 이렇게 식을 치르고, 결혼식 전에는 친구들이랑 대면식도 가져야 한단다. 보통 4번 정도의 큰 행사를 한다고 했다. 또한, 결혼 한번 하려면 기둥뿌리 뽑아야 한다고 한다. 웨딩드레스에 사진 그리고 식전/식후 행사..., 이런 것을 다 하려면 몇년치 모아둔 월급을 쏟아부어야 겨우 신부를 데려올 수 있다고 했다.
과연 이렇게 결혼식을 하고 나면 뒷일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하지만, 가면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는 것 같다. 인터넷에 떠돌던 중국 갑부 아들의 결혼식에 늘어선 고급 세단들이 줄지어 늘어선 장면이 이젠 이곳 하노이에서도 낯설지가 않다. 그보다 못한 중산층들은 그에 버금가도록 결혼식을 준비하고..., 언제 끝이날지 모르는 일이다.
한국에서 내가 자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계몽 문구 중 "허례허식을 없애자" 였던 것 같다. 지금도 그 허례허식이 없어졌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이제는 허례허식도 허용할 만한 수준의 소비 문화가 되었는가 보다.
하지만, 이곳 베트남의 경제 수준으로 본다면 현재의 결혼 문화는 허례허식에 가까운 듯 하다. 공원 또는 빌라촌에는 거의 매일 웨딩 촬영이 이뤄진다. 웨딩촬영 수준은 이곳 사람들의 평균 월급을 몇개월에서 1년까지는 모아야 할 듯 한 수준이다.
더군다나 최근 웨딩 촬영 수준은 그 도를 벗어나는 수준인 것 같다. 어제(11/26일) 베트남 SNS에 올라온 웨딩 사진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한마디씩 할 수 밖에 없는 수준의 사진이 올라왔다. 물론 그 사진의 진위를 떠나 현재 이곳 베트남의 웨딩 문화는 극으로 치닫는 느낌이다.
이런 요구에따라 하노이 시내 곳곳에는 결혼식장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화려하게 치장한 결혼식장에서 결혼식을 치루려면 아마도 상상 이상으로 돈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과연, 이렇게까지 결혼식에 돈을 투자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그 이유는 모계 중심 사회의 근원에서 볼 수 있을 듯 하다. 전쟁와 외침이 잦았던 이곳 베트남은 대부분의 남자들이 전쟁에 참여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육아와 집안일을 포함한 가정일은 대부분 여자들이 떠안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보니, 한 집안으로 시집을 온다는 건 그만큼 고되고 힘든 일이여서 위로하는 차원에서 성대한 결혼식이 이뤄진 것일 수도 있다.
두번째는 체면 문화에 기인한 것 같다. 당장 집에 쌀이 없어도 거드름을 피우는 유교적인 문화가 흡사 한국의 그것과 비슷하다. 그러다보니, 보여지는 것에 치중할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오늘 온라인에 SNS에 올라온 웨딩 사진을 보면서 다시금 베트남의 향후 5년을 보게된다. 성적인 타락과 함께 허례허식에 체면 문화까지 70년대 한국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그러다보니 개혁 보다는 개인의 부를 축적하기 위해 곳곳에서 부정이 횡횡하는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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